시평

Modafe 30년, 이후의 향방
장광열_춤비평가

서울국제현대무용제(Modafe)가 30주년을 맞았다. Modafe 30주년을 기념한 2011 서울국제현대무용제는 5월 19일 Chunk Move의 공연을 시작으로 5월 29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Modafe는 한국의 춤계에서 중요한 국제 무용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Modafe의 모태가 된 “한국현대무용협회향연”(1982년 5월 21-25일, 문예회관)에서부터 “국제현대무용제”란 타이틀로 개최되기 시작하던 2001년까지 이 행사는 한국현대무용협회 소속 단체의 결속력 강화, 현대무용 공연 양식의 다양화에 기여했다.
 2002년 21회 서울국제현대무용제 때부터 축제 명칭을 “Modafe”로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이 행사는 한국의 현대무용이 중심이 되는 축제로 브랜드화 되면서, 앞선 두 가지 순기능 외에 국내외 춤계에 국제교류의 중요한 채널로 조금씩 그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30년이 된 Modafe는 향후 달라지고 있는 국내외 춤 환경을 반영, 내연과 외연 모두에서 확장을 전제로,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축제의 성격을 아시아 컨템포러리 댄스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한국 춤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외 유관 기관과의 연계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Modafe는 다음의 몇 가지를 새로운 세팅 작업을 위한 현안으로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Modafe는 '현대무용'의 개념을 ‘Modern’에서 ‘Contemporary'로 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 프로그램 기획과정에서 한국 춤계에서 행해지고 있는 ‘동시대의 춤’을 모두 대상으로 해야 하며, 이들 공연물들의 축제 프로그램 수용 범위 또한 확대해야 한다. 

 둘째, Modafe는 질 높은 작품의 산실이 되어야 한다. 오랜 전통에 양질의 작품이 탄생하는 베이스 기능이 더해진다면 축제의 권위는 배가될 수 있다. 한국의 춤계가 공연의 홍수에 처한 상황에서, 국제적인 무용 축제가 계속해 생겨나는 상황에서 Modafe의 차별성이 부각되기 위해서는 한국을 대표할 만한 작품들이, 내한 공연 중에서 최고의 작품들이 관객과 소통해야 한다. 

 셋째, Modafe는 국내외 컨템포러리 댄스의 유통의 장(Platform)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상품과 함께 양질의 상품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국내 각 공연장과 축제 프로그래머들에게, 그리고 외국의 축제 및 극장 관계자들에게 Modafe는 하나의 마켓이 되고 큰 에이전시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Modafe가 국제무대에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작품 뿐 아니라 아시아 컨템포러리 작품의 유통지로서의 역할을 더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가 더해지면 국내 춤 상품의 해외 진출과 교류도 덩달아 확충될 것이다. 

 넷째, Modafe는 컴퍼니와 아티스트를 위한 관리운용 체제가 필요하다. Modafe가 발굴한, Modafe를 통해 성장한 컴퍼니와 아티스트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 그것이다. 이는 Modafe의 대외적인 이미지 고양을 위해서도, 전략적 국제 교류를 통한 프로그램의 생산성 배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다섯째, Modafe는 국제적인 춤 네트워킹의 새로운 거점이 되어야 한다. 곧 Modafe는 21세기 국가와 기업의 화두로 제시되고 있는 ‘글로컬라이제이션’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곧 세계화(Globalization)와 현지화(Localization)의 동행(同行)이다. 세계와 한국이 섞이되 고르게 섞여야 경쟁력이 있다는 말이다. Modafe는 세계 춤관계자들이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교두보, 또는 세계 여러 나라의 춤 작품들이 뒤섞일 수 있는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섯째, Modafe는 축제관련 정책 및 지원기관과의 연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Modafe는 일정한 예산과 인력을 확보하고 정례적으로 크고 작은 국제교류 업무를 시행하고 있는 공공 기관과 연계해 프로그램의 다양화에서부터 예산 확충까지 예상되는 현안들을 안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국제교류재단,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광주아시아문화중심도시, 지역의 문화재단, 주한외국문화원 등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 춤계의 국제교류는 양보다는 질이 중시되고, 그 추진 방향도 단기적, 산발적이던 데서 벗어나 더 다양하게, 구체적이고 또 전략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한한국 내에서 치러지는 국제적인 무용 축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Modafe는 더 이상 현대무용 장르만의 축제로 머물러서는 안된다. 한국 춤계 전반의 힘을 상승시킬 수 있는 새로운 장으로서, 향후 보다 더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2011. 06.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