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故 조동화 선생 1주기 추모행사
조동화 선생을 기리는 깊은 추모의 정
김인아_<춤웹진> 기자

 대한민국 제1세대 춤 평론가인 故 조동화 선생(1922-2014)의 1주기 추모행사인 ‘조동화 선생을 생각하는 밤’이 4월 17일 오후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있었다. 월간 「춤」과 한국춤평론가회가 주최한 이날 추모행사에는 무용계ㆍ언론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하여 고인을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기헌 춤평론가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추모식은 故 조동화 선생을 애도하는 묵념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심정민 한국춤평론가회 회장은 “작년 4월 24일, 92세를 일기로 별세하신 조동화 선생은 한국 춤과 춤평론의 전문화된 성장에 있어서 주도적인 기여를 하신 분이다. 한국 춤계의 큰 별이셨던 조동화 선생이 걸어오신 길을 되새겨봄으로써 예술과 평론, 역사의 진정한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숙고하는 자리를 갖고자 한다. 참석해 주신 무용계와 언론계의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인사를 전했다.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영상이 소개되자 참석자들의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이윽고 숙연한 분위기가 장내를 감쌌다. 박민경 춤평론가의 헌사, 조유현 유족대표의 인사가 이어졌고 이어 2부에 걸쳐 고인을 회고하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다.

 



 “방송, 춤과의 인연”을 주제로 진행된 1부는 이동우 춤평론가가 사회를, 안평선 전 동아방송 PD가 좌장을 맡았다. 김정욱(전 예술원회장ㆍ중앙대 교수), 이경희(수필가), 신우식(전 서울신문사 사장), 이상만(전 고양문화재단 총감독ㆍ전 동아방송), 이윤하(전 동아방송), 김태진(다섯수레 대표ㆍ전 동아방송), 김학천(전 동아방송), 박정자(연극인), 윤중강(국악평론) 등 조동화 선생을 기리는 많은 인사들이 회고의 말을 전했다. 고인의 생전사진에서 비춰지는 밝고 온화한 미소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참석자들은 조동화 선생과의 인연 및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선비로서 춤계의 토양과 같은 분이었다는 참석자들의 이야기가 오고가는 가운데, 고인에 대한 추모가 더욱 깊어지는 시간이었다.
 이순열(한국춤비평가협회 회장ㆍ전 음악동아 편집장)은 故 조동화 선생을 “아름다움을 창조하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베드로전서 1장 24절을 인용하여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모든 영광이 꽃과 같아 풀은 시들고 꽃은 떨어지되, 조동화 선생이 남긴 아름다운 이야기는 영영 시들지 않을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하였다.
 육완순(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은 자필로 준비해온 글을 낭독하였다. 한국 춤계에 대한 고인의 업적을 기리며 그 은혜를 입은 무용인으로서 존경과 감사의 뜻을 밝혔다. 특히 월간 「춤」지 1993년 11월호에서 ‘육완순 현대무용 30주년에 부쳐’라는 다섯 개의 섹션을 기획, 42페이지에 달하는 특집으로 게재하였던 것을 언급하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벅찬 감동과 기쁨이었다. 현대무용에 대한 선생의 깊은 마음을 헤아리게 되었다. 나의 흔적을 한국 현대무용의 역사적인 기록으로 남겨주신 조동화 선생께 감사하며 그 뜻을 소중히 간직하고 보존해가겠다”고 전했다.

 



 “월간 「춤」과 사람들”이라는 주제의 2부 순서는 김순정 성신여대 교수의 헌무 <歸去來辭(귀거래사)>로 시작되었다. 함경도 회령 출신의 고인을 기려 4월 중순이 되어서야 함경도에 꽃을 피우는 진달래를 손에 들었다. 아름답고 고운 선이 두드러지는 움직임으로 고인을 추모한 솔로 춤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2부는 박민경 춤평론가가 사회를, 김기태 세명대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무용계 인사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다. 배정혜(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는 “심안으로 춤을 보는 선생의 능력을 굉장히 존경했다. 조동화 선생이 계셨기에 우리 무용계는 참으로 행복했다”고 전했다.
 최청자(예술원회원ㆍ세종대 석좌교수), 김민희(한국무용협회 부이사장ㆍ전 단국대 교수), 김기전(다다 대표이사ㆍ대구시립무용단 초대안무자), 김화숙(전 국립현대무용단 이사장ㆍ원광대 교수), 김양근(숭의여대 교수), 정귀인(부산대 교수), 윤덕경(서원대 교수), 류분순(한국댄스테라피협회 이사장ㆍ순천향대 교수), 김운미(한양대 교수ㆍ무용역사기록학회 공동대표), 박은화(부산대 교수), 남정호(한예종 교수), 오은희(리을춤아카데미 이사장ㆍ서울예대 교수), 전홍조(세계무용연맹 한국본부 회장ㆍ성신여대 교수), 윤성주(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이은주(인천대 교수), 조윤라(충남대 교수) 등 많은 무용계 인사들이 조동화 선생에 대한 감사와 추모의 말을 전했다.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조동화 선생은 1963년 동아방송 개국멤버로 언론계에 입문했다. 1976년 춤 전문지인 월간 「춤」지를 창간한 후 지난해 2014년까지 40여 년 간 한 번도 결호 없이 발간하여 춤의 기록적 가치를 주창하였다. 한국춤평론가회를 결성, 무용평론가를 양성하며 전문춤평론의 시대를 이끌었다.
 조택원 춤비 제막(국립극장, 1996년), 제1회 평론가가 뽑은 젊은 무용가 초청공연(1998년), 한성준 춤비 제막(안성 태평무전수관, 2001년), 춤 자료 기증(연낙재, 2006년) 등을 통해 춤계의 지위향상과 발전을 위해 힘쓰는 등 한국 춤계의 큰 별로 평가받았다. (관련 글 보기: 전문춤평론 제1세대 조동화 선생 별세 -<춤웹진> 2014년 5월호)

2015. 05.
사진제공_김성중(세명대 미디어창작학과)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