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작품상
김화숙&현대무용단사포 〈다시 간이역에서〉
2025년 한국춤비평가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수상소감을 밝혀주십시오.
2026년 새해를 ‘작품상’ 수상 소식으로 시작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1997년 작품 〈편애의 땅〉으로 제2회 춤비평가상’을 받았는데, 30년 만에 이 상을 다시 받게 되다니 감격적이네요, 지역 무용단 40년! 그동안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작품은 언제 초연되었고 담긴 내용은 무엇입니까?
사포의 공간탐색 프로젝트-3 〈간이역〉으로 2023년에 초연! 2024년에는 ‘대한민국은 공연 중‘(문체부 주최)에 선정되어 〈again 간이역〉으로 재공연! 그리고 2025년에는 문체부 주최 ’지역대표예술단체‘로 선정(남원 지역)되어 〈다시 간이역에서〉라는 타이틀로 남원 서도역에서 6회의 공연을 진행했습니다.(2025.5.17.-18, 24-25, 10.25-26) 결국 이 작품은 3년 동안 공연되면서 매해 발전시켜 사포의 확고한 레퍼토리가 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공연 장소인 남원 서도역이 품고 있는 역사성을 배경으로 공간의 기억과 시간의 흔적들을 더듬으며, 작품 내용은 프롤로그 ‘떠나다’, 이미지1-‘시간의 기억’, 이미지2-‘보이지 않는 그곳에’, 이미지3-‘돌아올 수 있을까’, 그리고 에필로그 ‘텅빈 이곳’으로 구성, 인간의 모든 애환을 품고 있는 장소(서도역)에 춤을 통해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관객들이 저마다의 삶의 이야기를 느끼도록 합니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합니까?
이 작품은 장소 특정형 공연으로 ’서도역‘ 장소 자체가 모티브가 되기 때문에 서도역 주변 환경 모두는 무대가 되며, 작품의 배경이 된다는 생각으로 ’공간‘의 특성에 중점을 두고 안무는 시작됩니다.
평소 춤(안무)철학은 무엇입니까?
춤은 언제나 ’진실‘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인간‘ 자체가 도구가 되는 춤은 순수함을 지킬 수 있어야 춤도, 작품도 감동을 줄 수 있으니까요.
2026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6월에는 사포 정기공연, 그리고 예산이 허락한다면 사포의 공간탐색-2 〈차마, 그곳이 잊힐리야〉(정읍 영모재)와 사포의 공간탐색-4 〈구름이 흐르는 숲〉(군산 공감선유) 재공연을 하려고 합니다.
장기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사포의 공간탐색 프로젝트가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덧붙여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밝혀주십시오.
이제는 예술작품도 관광 상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사포의 공간탐색 프로젝트로 전북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지요. 그리고 이 파급 효과로 각 지역 무용가들도 자신의 지역을 예술로 살리는(알리는) 작업을 하게 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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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숙&현대무용단사포 〈다시 간이역에서〉 ⓒ민세기 |
베스트 작품
변수민 〈블랙 다이아몬드〉
2025년 한국춤비평가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수상소감을 밝혀주십시오.
지난 2년간 총 4번의 무대를 올렸습니다. 작업을 준비하는 동안은 늘 정답이 없는 상태를 견뎌야 했기에 불안과 초조함이 일상처럼 머물렀었습니다. 그런 치열한 시간 끝에 받게 된 이 상은 제가 몸으로 내뱉었던 무수한 질문들에 대해 세상이 보내준 귀한 응답처럼 느껴져 큰 기쁨을 줍니다. 앞으로도 무대 위에서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요행 없이 성실하게 작업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이번 수상을 동력 삼아 관객의 시선에 머물 수 있는 더 밀도 높은 작품을 계속해서 고민하겠습니다.
작품은 언제 초연되었고 담긴 내용은 무엇입니까?
2024년 5월 1일, '젊은 안무자 창작공연'을 통해 처음 무대에 올렸습니다. 이 작품은 1943년 하시마섬이라는 폐쇄된 공간 속에 갇혀야 했던 어린 소년들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작고 가녀린 몸들이 감당해야 했던 노동의 무게와 그 깊은 탄광 속에서 소외되었던 아픔에 주목했습니다. 안무가로서 기록하는 과정이 지금이라도 필요한 위로와 책임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그들의 고통을 무대 위로 불러내어 기록하는 과정이, 늦었지만 정중한 애도와 기억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합니까?
안무의 첫걸음은 제가 이 무대를 통해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깊이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 이야기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들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먼저 집중합니다. 연습실에서 몸의 언어를 다듬다 보면 때로는 동작 자체에만 매몰되어 본래의 의도를 놓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왜 이 이야기를 시작했는가'를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되묻곤 합니다. 작품을 통해 전하려는 진심이 무대 위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그 본질적인 메시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평소 춤(안무)철학은 무엇입니까?
저는 춤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를 기록하는 하나의 방식이 되길 원합니다. 사실 이것을 확고한 철학이라 부르기에는 아직 조심스러운 마음이 큽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흐르듯 저의 생각 또한 경험과 시간에 따라 끊임없이 변해갈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금의 제가 집중하는 것은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동시대의 감각과 질문들을 신체라는 정직한 언어로 남겨두는 일입니다. 말이나 글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삶의 복잡한 층위들을 몸짓으로 재구성하여 무대 위에 새겨 넣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게 춤은 변화하는 세상을 붙잡아두려는 가장 치열한 기록의 수단이기도 합니다.
2026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2026년에는 안무 작업과 무용수로서의 활동 모두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고자 합니다. 안무와 춤 경연 형태의 무대에도 도전하며, 작업의 밀도를 높이고 싶습니다. 저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꾸준히 이어가는 한편, 무용수로서도 다양한 안무자들과의 작업을 통해 시야를 넓혀가고자 합니다.
장기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제 춤이 누군가의 마음속에 아주 잠시라도 머물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품을 보고 돌아가는 길에 평소와는 조금 다른 감정이나 시선이 스치듯 지나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제게는 충분한 의미가 될 것 같아요. 단 한 사람의 생각이나 감각에라도 지워지지 않는 미세한 흔적을 남길 수 있다면 안무가로서 그보다 가치 있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 본질적인 떨림이 있는 작업을 묵묵히 이어가며 무대와 객석 사이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나가는 예술가가 되고 싶습니다.
덧붙여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밝혀주십시오.
함께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 이 작품에 관심을 기울여 주고 뜻깊은 상을 주신 협회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BLACK DIAMOND〉를 만들고 무대에 올리는 시간은 제게 많은 질문을 남겼습니다. 특히 작품의 배경이 된 강제징용자분들의 시간과 삶이 제대로 기억되고, 마땅한 위로와 보상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그 질문들을 안고, 앞으로도 꾸준히 저의 작업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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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민 〈블랙 다이아몬드〉 ⓒ김현준 |
베스트 작품
이윤정 〈아무도,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닌〉
2025년 한국춤비평가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수상소감을 밝혀주십시오.
먼저 제 작업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힘을 실어주신 춤비평가협회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작업을 이어가며 저는 늘, 제가 지닌 동시대적 감수성과 질문이 어디까지 확장되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이번 작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또다시 부족한 자신을 마주 했습니다. 저에게 작업이란 언제나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여러 세계와 함께 마주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몸과 마음을 열고 새로운 세계를 함께 만들어준 무용수 송명규, 손지민, 주희, 정재필, 조연희, 드라마터그 김재리, 조명디자이너 김형연, 사운드 디자이너 홍초선, 의상 디자이너 정호진, 무대감독 이율, 피디 이보라미, 보이스 트레이닝 박소연, 영상기록 최윤석, 사진기록 박해욱, 그래픽디자인 여다함, 티켓부스를 지켜준 이양희, 방석을 빌려준 정한별, 마음을 나누어 준 황수현, 송주원, 남인우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연을 완성시켜 주신 관객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불균형한 몸들이 서로에게 기대어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은 언제나 힘들고, 외롭고, 지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공연이 완성되는 그 순간, 모든 고단함은 잠시 잊히곤 합니다. 저의 두서없는 말들을 찰떡 같이 아름답게 만들어주신 무용수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쓸모없어 보이는 우리의 몸짓이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역할이 되도록, 앞으로도 고민하며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품은 언제 초연되었고 담긴 내용은 무엇입니까?
〈아무도,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닌〉은 2024년의 솔로 작업인 〈I-breathe-Everything〉에서 경험한 호흡을 통한 움직임 리서치를 기반으로, 무용수들과 함께 확장된 과정으로 시작되었습니다. 2024년의 작업이 날숨을 중심으로 생성과 소멸의 순환을 다루었다면, 이번 작업은 들숨과 날숨 사이에 발생하는 ‘무호흡’의 순간을 하나의 핵심적인 시간으로 다루었습니다. 이 무호흡의 시간은 움직임과 방향성이 잠시 보류되는 상태이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된 시간입니다. 숨과 숨 사이에서 신체는 멈춘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지 않음’ 속에 머무르며 여전히 ‘할 수 있음’의 가능성을 유지합니다. 이 잠재된 시간 안에서 신체는 더 이상 고정된 주체로 기능하지 않고, 세계와의 경계를 흐리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상태로 놓입니다. 정지와 움직임, 사라짐과 살아 있음은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이 작업은 움직임을 만들어 내기보다 움직임이 발생하기 이전의 조건과 시간, 그리고 그 안에서 형성되는 관계적 감각을 안무의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이를 통해 관객 또한 호흡을 공유하고, 감각이 전염되고 전이되는 과정에 함께 놓이기를 제안했습니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합니까?
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현재 어떤 동시대적인 질문을 가지고 있는지를 깊이 고민합니다. 엉뚱하고 쓸모없어 보이지만 예술로서 사유할 수 있는 질문이 무엇인지 탐색하는 과정은 저에게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단계입니다. 어떤 동기로 작업을 시작할 것인지 결정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안무의 출발점이 되는 질문이 스스로에게 진실하게 와닿는지 반복해서 묻습니다. 그 질문이 제 안을 통과했다고 느껴질 때, 비로소 몸의 어떤 재료로 작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하지만 매력적인 몸의 재료가 떠오를 때는 반대로 질문을 나중에 만들어 진행 하곤 합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는 특히 몸의 내부 장기와 미세한 움직임들이 어떻게 근원적인 움직임을 발생 시키는지, 그리고 그 움직임들이 어떤 주제로 세계와 만나 관객에게 전달되는지를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습니다. 또한 이러한 움직임들이 어떤 감각적 원리를 통해 관객에게 전이될 수 있는지도 함께 고민합니다. 이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하기도 하고, 때로는 성공하기도 합니다. 실패할 때마다 마음이 쓰리고 아프지만, 그 실패가 다음 작업을 향한 질문을 남기며 또 다른 시도를 가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춤(안무)철학은 무엇입니까?
춤(안무)의 철학이라는 질문이 저에게 조금 큰 질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요즘 관심 있게 다루는 주제들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몸을 어떤 메시지를 표현하는 주체로 보기 이전에, 하나의 물질이자 관계 속에 놓인 존재로 사유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몸은 고정된 정체성이 아니라 사회적 조건들과 끊임없이 섞이고 엉키며 변형되는 과정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작업에서는 내부와 외부, 개인과 사회의 경계가 분명히 나뉘지 않습니다. 호흡과 감각을 통해 몸은 서로를 통과하고, 어느 순간 전이되며 관계를 만들어냅니다.
특히 저는 보이지 않고 연약하다고 여겨지는 몸들이 지닌 힘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 힘은 크거나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접촉과 전염, 미세한 반응들을 통해 관계의 결을 바꾸고 기존의 질서에 작은 균열을 만들어낸다고 믿습니다. 제 안무는 바로 그 지점을 따라가며, 이 힘이 어떻게 감각의 방향을 바꾸고 몸과 세계를 다시 관계 맺게 하는지를 실험하는 과정입니다.
저에게 안무는 완성된 결과라기보다 끊임없이 갱신되는 연결의 과정에 가깝습니다. 몸을 통해 세상을 조금 다른 속도로 느끼고, 평소에는 지나쳐 버렸던 감각들을 다시 경험해 볼 수 있을지 묻고 있습니다.
2026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2012년부터 현재까지 열한번째 이어져 온 〈11월 X 이윤정 춤이어추기〉에서 선보였던 작업들을 되돌아보고, 그 흐름을 정리하며 새로운 질문을 구체화하는 해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동안 작업을 지속할 수 있었던 조건과 이유를 다시 살피고, 앞으로의 작업을 어떤 방식으로 이어가고 확장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상반기에는 두 개의 미술관(서서울 미술관 개관 퍼포먼스, 코리아나 미술관 기획전) 전시와 퍼포먼스를 준비 중이며, 2024년부터 모두예술극장에서 리서치, 쇼케이를 지나 공연으로 발전시켜 온 신경다양성 어린이를 위한 무용 워크숍과 공연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하반기에는 그동안 쌓아온 질문들을 보다 깊이 있게 다듬어 리서치와 쇼케이스 형태로 발표할 계획이며, 내년을 위한 작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장기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2012년부터 이어온 〈11월 X 이윤정 춤이어추기〉 프로젝트를 하나의 장기적인 예술적 실천으로 삼고, 2032년까지 다양한 형식과 방식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공연이라는 단일한 결과에 머무르기보다, 관객과 감각적 경험을 지속적으로 나누는 열린 플랫폼이자 살아 있는 프로젝트로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앞으로는 공연 외에도 워크숍, 리서치, 기록, 일상적 만남 등 다양한 접점을 통해 관객과 관계를 맺으며, 몸을 매개로 한 경험을 사회 속에서 확장하고자 합니다. 안무를 단지 작품 제작의 수단이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는 언어로 확장하며, 서로 다른 신체들이 만나고 보듬을 수 있는 신체의 언어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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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아무도,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닌〉 ⓒ박해욱 |
베스트 작품
문진수 〈산왕대신기〉
2025년 한국춤비평가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수상 소감을 밝혀주십시오.
먼저 제 작업을 깊이 있게 바라봐 주신 춤비평가협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병환 중에도 늘 공연장에서 함께하며 응원해 주시던 별이 되신 어머님과 가족, 동료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작품은 언제 초연되었고, 담긴 내용은 무엇입니까?
〈산왕대신기〉는 2025년 11월 초연된 연희춤굿 작품으로, 한국 전통 연희와 무속, 탈춤, 광대 정신에 내재된 ‘산(山)’과 ‘왕(王)’의 상징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작품은 산을 수호하는 존재이자 공동체의 기억을 품은 ‘산왕’ 을 중심으로, 인간과 신, 현실과 신화, 질서와 광기의 경계를 넘나드는 서사를 춤과 연희굿으로 풀어내고자 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히 신화 재현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잃어버린 정체성과 정신, 공동체성, 제의성 등을 몸의 기억으로 되묻는 이야기입니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합니까?
저는 ‘몸이 기억하고 있는 서사’ 에 가장 큰 비중을 둡니다. 동작을 꾸미는 데서 출발하기보다, 그 움직임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어떤 삶과 현장, 어떤 시대의 감각을 품고 있는지를 먼저 고민합니다. 특히 연희춤굿에서는 기교보다 몸의 진정성, 정형화된 춤보다 상황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몸짓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무대 위에서 춤추는 몸짓이 관객에게 설명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숨 쉬고 질문을 던지는 존재가 되기를 바랍니다.
평소 춤(안무) 철학은 무엇입니까?
저의 춤 철학은 한마디로 ‘전통은 보존의 대상이 아니라, 작동해야 할 언어’ 라는 생각입니다. 전통을 그대로 옮겨 놓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삶과 감각 속에서 다시 질문하고 흔들어 볼 때 비로소 살아난다고 믿습니다. 또한 춤은 완성된 결과물이기보다, 과정 그 자체가 예술적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습실에서의 시행 착오, 몸짓의 실패와 발견, 동료들과의 충돌과 공감 모두가 작품의 일부입니다.
2026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2026년에는 〈산왕대신기〉의 재창작 및 확장 버전과 100년 전 독일 노르베르트 신부가 주목했던 조선 광대소고춤의 역사, 복원과 재창조 연구의 과정을 새롭게 조명한 〈비트 오브 코리아, 광대소고춤〉 연희극 작품으로 미국과 독일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연 형식뿐 아니라, 공간·관객·지역성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연희춤굿을 실험할 계획이며, 젊은 연희자·무용수,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와 함께하는 창작 워크숍 및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연희춤굿의 다음 세대를 위한 언어와 방법론을 정리하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또한 남사당 이수자로서 2025년 전승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만화로 보는 남사당 덧뵈기〉 책의 2026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출품과 아트레이크 출판사와 아마존 협의를 통한 영미권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연희춤꾼 ‘The 문진수’ 브랜드를 바탕으로 조선의 찰리 채플린으로서, K-ART의 생태계를 구축과 새로운 확장에 조력하고자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연희와 춤, 연극과 제의, 공연과 기록을 아우르는 ‘연희춤극 레퍼토리 체계’ 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개별 작품을 넘어서, 한국 연희 기반 창작춤이 하나의 예술 장르로서 지속 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교육, 아카이브, 창작 시스템까지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이는 개인의 작업을 넘어, 현장 전체를 위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밝혀주십시오.
지금 이 순간 무대 위에서 연희와 춤으로 관객과 호흡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모든 것이 주변의 도움과 부모님의 덕이라 믿습니다. 이를 계기로 다시 정진하라는 메시지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연희와 춤은 언제나 현장에서 살아 있는 예술이며, 그 생명력은 관객과 예술가가 함께 만들어 갑니다. 앞으로도 무대 위에서 질문을 멈추지 않는 연희자, 시대와 불화하면서도 끝내 손을 놓지 않는 춤꾼으로 남고 싶습니다. 더불어 치열한 고민과 진정성을 찾아가는 모든 예술가들의 지난한 여정이 진심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적, 문화적 기반 조성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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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수 〈산왕대신기〉 ⓒ신성호 |
베스트 작품
함도윤 〈고도를 기다리며〉
2025년 한국춤비평가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수상소감을 밝혀주십시오.
살면서 상을 받아본 기억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수상은 더욱 뜻깊게 다가옵니다. 특히 한국춤비평가협회에서 선정해 주신 상이라는 점에서 큰 영광으로 느끼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상이, 제가 제 자신을 외면하지 않고 작업을 이어온 시간에 대한 하나의 응답처럼 느껴집니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지금의 저를 숨기지 않기 위해 선택한 작업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수상은 기쁘면서도 조심스럽고, 묵직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작품처럼 보였을지 모르지만, 제게는 버티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시 서기 위한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작품은 언제 초연되었고 담긴 내용은 무엇입니까?
〈고도를 기다리며〉는 2025년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출발했지만, 원작의 서사나 인물을 재현하기보다는 ‘기다림’이라는 상태 자체를 다루는 데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무대는 버스정류장을 연상시키는 공간으로 설정되며, 어디로든 갈 수 있지만 지금은 머물러야 하는 상태를 상징합니다. 작품 속 인물들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명확히 알지 못한 채, 반복하고 멈추고 어긋나는 움직임을 통해 시간의 지연과 공백을 만들어 냅니다. 이 기다림은 단순한 정지가 아니라, 계속해서 시도하고 실패하며 다시 움직이는 과정으로 나타납니다. 이 작품은 ‘고도가 오느냐 오지 않느냐’보다, 기다리는 동안 몸과 마음이 어떤 상태를 통과하는가에 질문을 던집니다. 결국 〈고도를 기다리며〉는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기다림 그 자체를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합니까?
작업을 시작할 때마다 저는 이 장면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이 움직임이 관객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 수 있을지를 가장 먼저 고민합니다. 그래서 처음 떠올린 이미지나 장면을 그대로 두기 보다는, 작업을 진행할수록 계속해서 다시 들여다보며 그 안에 담긴 의도와 메시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그 질문의 출발점은 언제나 제 자신을 돌아보는 일입니다. ‘지금 나는 어떤 상태인가’, ‘내가 이런 일을 겪는다면 어떤 감정을 느낄까’, ‘이 장면은 관객에게 어떤 경험으로 남을까’를 따라가다 보면, 작품은 점점 개인적인 고백을 넘어 관객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방향으로 확장됩니다. 저는 안무에서 이처럼 관객과 의미가 만나는 지점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평소 춤(안무)철학은 무엇입니까?
저는 발레를 전공했지만, 특정 장르의 형식에 머무르기보다 지금 이 작품이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를 먼저 생각하며 안무해 왔습니다. 메시지와 상징을 중심에 두고 작업하다 보니, 움직임뿐 아니라 연극적인 구성이나 내레이션 같은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차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누군가는 제 작업을 두고 발레가 아니라거나, 연극에 가깝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중요한 것은 장르의 경계를 지키는 일이 아니라, 그 감각과 이미지가 관객에게 어떤 의미로 도달하는가입니다. 저는 감각적으로 강한 이미지를 출발점으로 삼되, 그 장면을 끝까지 들여다보며 왜 지금 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묻는 방식으로 작업합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은 고백이 아니라, 그 감각이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될 수 있을지를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제 작업은 발레의 훈련과 신체 언어를 바탕으로 하되, 필요하다면 연극적 장치나 언어를 통해 메시지를 또렷하게 만드는 방향을 선택해 왔습니다. 저에게 춤은 설명을 위한 장르가 아니라, 창작의 시간을 어떤 태도로 통과하고 있는지를 몸과 무대로 남기는 기록입니다.
2026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2026년에는 안무 작업과 기존 작품의 확장을 병행할 계획입니다. 4월에는 서울시오페라단의 오페라 〈나부코〉에서 안무 작업을 맡아 참여하고, 5월에는 작년에 안무했던 수원시티발레단의 〈미운오리새끼〉를 다시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6월에는 대한민국발레축제를 통해 〈낫아웃〉을 발표하고, 작년 쇼케이스 이후 발전시켜 온 인천문화재단집중지원사업 작품 〈뉘엿 뉘엿〉은 영화 버전 촬영과 함께 60분 분량의 무대 공연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안무가로서 다양한 형식과 맥락 속에서 작업을 이어가며, 작품 하나하나를 책임감 있게 완성해 나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장기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과거에 한국발레협회에서 일하며 월급을 받던 시기가 있었고, 그 안정 속에서 간간이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시간은 지금도 소중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무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고정적인 일을 병행하기가 점점 어려워졌고, 결국 공연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선택은 여전히 불안정하지만, 공연을 준비하는 시간만큼은 제가 가장 분명하게 살아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스스로의 작업을 증명하고, 작품이 다시 다음 창작을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번 수상을 그 방향을 계속 이어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아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덧붙여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밝혀주십시오.
공연이 끝나면 늘 공허해지고, 다시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외로움 속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다시 연습실로 향합니다. 제게 기회가 주어졌다는 뜻이고 무용수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죠.
〈고도를 기다리며〉는 그 반복을 부정하지 않고, 그 상태 그대로를 인정하려는 시도였습니다. 이 작품이 누군가에게 완성된 답이 아니라, 각자의 기다림을 잠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고도를 기다리며〉를 함께 고민해준 박미주, 박성광 그리고 무용수, 무대 스태프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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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도윤 〈고도를 기다리며〉 ⓒHanfilm |
베스트 작품
장혜진 〈흐르는.〉
2025년 한국춤비평가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수상소감을 밝혀주십시오.
지금 이 순간에도 멈추지 않고 나를 변화시키고 있는 작품 〈흐르는.〉이 뜻깊은 상을 받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다. 소식을 들었을 때 싱가포르 집 거실에 있었는데, 가슴이 크게 뛰어 잠시 눈을 감고 명상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혀야 했다. 예상치 못한 소식에 들뜨는 기쁨도 컸지만, 이 작품 안에서 내가 기대고 교감했던 수많은 영혼들이 떠올라 마음이 벅차게 터져나오기도 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무대에 홀로 서는 솔로 공연이었지만, 그 뒤에는 여러 창작·제작 스태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1인 다역으로 함께해주었다. 성심을 다해 공연을 빛내기 위해 땀과 마음을 아끼지 않은 재윤 PD, 잠을 설치며 열정적으로 서신과 대화를 나눠준 안드레 레페키, 든든하게 곁을 지켜준 성욱 어시스턴트, 사운드로 천상의 세계를 열어준 지미, 각자의 재능과 헌신으로 무대의 완성도를 세공해준 승준 공간디자이너, 은경 의상디자이너, 연화 조명감독님, 은진 무대감독님, 태준 오퍼레이터님, 목소리의 공간을 인지하도록 도와주신 도경 보이스 트레이너님, 기록으로 애정을 담아준 팝콘 사진작가와 진원 영상감독, 터치투어와 음성해설로 작품의 길을 열어준 홍수정, 조일하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또한 공연 이후 지금까지도 안드레와 나 사이의 대화집 편집을 통해 작품이 또 하나의 생명을 갖도록 힘써주고 있는 형빈 편집자, 어떤 상황에서도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시댄스의 구성원들, 그리고 이 작업의 목격자로 함께해준 관객들과 나에게 수많은 영감을 주는 동료 예술가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하다.
아울러 활동이 버겁고 지칠 때 말없이 곁을 지켜주는 남편과 가족들, 하늘에서 나를 응원해주고 있을 나의 작은 오빠 장기욱, 그리고 그를 보살펴 주고 계실 하나님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작품은 언제 초연되었고 담긴 내용은 무엇입니까?
〈흐르는.〉은 2021년 서울세계무용축제에서 초연되었다. 팬데믹 시기, 신촌문화발전소에서 7주간의 레지던시를 하게 되었고, 그 49일 동안 나는 ‘애도의 놀이터’를 열었다. 애도와 놀이터는 서로 반대되는 개념처럼 보이지만, 당시의 나에게는 역병과 사회적 혼란의 시대를 통과하기 위해 꼭 필요한 상태였다.
처음부터 작품을 만들 계획은 없었다. 공간을 열고 몇몇 협업자들이 드나들며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일종의 (어두운) 유희의 장이었다. 극장의 도움으로 마이크 하나를 매달 수 있었고, 그렇게 여러 동료들과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공간으로 초대해 춤을 추다 보니 이 솔로 작업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 작품의 주요한 질문은 이것이었다. 우리가 잃어버렸다고 믿었던 것들이 실은 언제나 우리 몸 안팎을 고동치며 진동하고 있다면 어떨까, 다시 말해 몸에는 처음과 끝이 없다면 어떨까. 그렇게 〈흐르는.〉은 불안정한 이들을 위한 불안정한 노래이자, 역사가 끝내 부르지 못한 몸들을 위한 진혼무로 진화해왔다. 그리고 2025년 버전에서는 ‘애도의 정치’를 한층 더 또렷하게 호출하며, 무용학자 안드레 레페키와의 비평적 대화를 바탕으로 국가 폭력과 사회적 침묵 속에서 지워진 존재들을 우리의 몸의 깊숙한 내부와 공간의 떨리는 진동 속에서 다시 소환하고자 공연되었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합니까?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의 몸을 내어주어 끊임없이 흐르고 되돌아오는 것들이 잠시라도 기댈 수 있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생로병사를 겪는 연약한 몸을 그대로 빌려줄 때, 그 몸이 사회적 구조와 관계를 맺는 방식은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그 틈에서 사회를 다시 감각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힘이 발생한다고 믿는다. 나에게 안무는 이를 위한 다공성의 장이며, 회복력과 몸의 역사를 다시 써 내려가기 위한 의례적 방법론이다.
평소 춤(안무) 철학은 무엇입니까?
나는 우리 안에 유전된 트라우마와 공동의 회복, 그리고 쉽게 보이지 않는 몸들의 현존에 관심을 둔다. 동양과 서양의 신체 철학을 바탕으로 한 소매틱 즉흥, 심상, 언어, 사회적 비평을 연결하며, 집단적 자각몽과도 같은 순간을 불러내는 안무를 실천하고 있다. 고통과 유머, 과거와 미래, 외부와 내부, 개인과 공동의 기억을 오가며, 공동 생존의 감각을 예행연습하는 공간을 안무의 과정 속에서, 무대 위에서, 그리고 무대가 끝난 이후의 삶 속에서도 지속하고자 한다.
2026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2026년에는 싱가포르 라셀 국립 예술대학에서의 안무작을 5월에 공연할 예정이다. 또한 2027년 캐나다 써머워크스 페스티벌에서 초연될 협업 안무 프로젝트 in-between space lab을 위한 다섯 번째 레지던시도 진행하게 된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이어온 한국의 치유방법론 ‘은형법’과 조상들의 리허설에 대한 연구가 하나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러, 이를 확장한 공연·전시·워크숍을 한국, 싱가포르, 유럽에서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장기적인 계획은 춤추는 것, 그리고 창작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 과정을 후배 세대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안무센터를 운영하는 꿈을 갖고 있다. 언젠가 그 공간에서 리허설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고, 새로운 소매틱 메소드들을 개발하며, 감각의 청지기를 양성하는 트레이닝 프로그램과 사변적 안무를 위한 여러 플랫폼을 만들어가고 싶다.
덧붙여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밝혀주십시오.
〈흐르는.〉을 깊이 애정하는 만큼, 이 작업이 일회성으로 남지 않도록 앞으로도 다른 시간과 장소, 다른 조건 속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공연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찾아가고 싶다. 그때 그곳에서 다시 우리가 아직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몸들과 감각들을 다시 불러내기 위해 몸을 내어주어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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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진 〈흐르는.〉 ⓒ팝콘 |
춤연기상
〈Highlight〉, 〈휘이〉 이이슬
2025년 한국춤비평가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수상소감을 밝혀주십시오.
올해가 제가 춤을 시작한지 30년이 되는 해인데, 이렇게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 다양한 몸과 또 그 속에서 추어지는 춤들을 봐오신 분들이 주시는 상이라, 저의 춤 과정 자체를 인정받은 것 같아 더 의미 있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춤은 언제 시작했고 2025년에 참여한 또는 주도한 작품은 무엇입니까?
여섯 살에 처음 무용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발레로 시작하였고, 중학생이 되는 해에 한국무용으로 전향을 하게 되었습니다. 25년은 〈휘이〉라는 타이틀로 휘발되어가는 기억에 관한 안무 및 출연을 하였고 라이브 음악에 지전을 이용한 움직임을 하였습니다. 또 〈미얄〉이라는 작품 또한 안무 및 출연을 하였습니다.
출연 무용수로서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춤을 연기합니까?
완전히 몰입하는 것 , 그리고 진실되게 움직이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순간만큼은 연기가 아닌 진짜가 되는 것이 저에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내 몸이 느끼는 미세한 감각과 호흡의 결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집중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 보는 이들도 저의 춤을 집중해서 본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아요.
2026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저는 빠른 시간 안에 해내는 것보다는 꾸준하게 쌓아온 인간이라 생각합니다. 늘 해왔던 것처럼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작년 〈미얄〉 작품을 파트별로 나누어 새롭게 안무를 해볼 생각입니다. 또한 무대 위의 작업뿐 아니라 워크숍이나 연구형태의 움직임을 통해 춤을 사고하고 공유하는 방식을 확장해 보고자 합니다.
덧붙여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밝혀주십시오.
돌이켜보면 제 춤을 스스로 칭찬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상을 핑계삼아 한번쯤은 잘해왔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의 30년도 대단해지기 보다는 꾸준히, 몸에 차곡차곡 쌓이는 춤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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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슬 〈휘이〉 ⓒ이이슬 |
춤연기상
〈This is competition〉 안남근
2025년 한국춤비평가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수상소감을 밝혀주십시오.
이런 뜻깊은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자리에서 과분한 상을 받게 되어 큰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느낍니다. 저의 춤을 좋게 봐주신 평론가 선생님들, 그리고 마음 써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춤은 언제 시작했고 2025년에 참여한 또는 주도한 작품은 무엇입니까?
춤은 15살에 브레이크댄스로 처음 시작했고, 17세에 현대무용으로 전향하여 현재까지 춤을 추고 있습니다. 2024년부터 현재까지 프로젝트 에스(Project S)에서 〈Hospital〉, 〈Prayer〉 등의 작품에 조안무 겸 무용수로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5년 서울무용제 출품작 〈This is Competition〉을 안무하여 남자 최고 무용수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출연 무용수로서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춤을 연기합니까?
출연 무용수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매 순간 안무가의 의도와 작품이 지향하는 지점, 그리고 그 안에서 제가 수행해야 할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또한 작품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충분한 연습 과정 역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26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2026년에는 작품의 연출과 내러티브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해 보고자 합니다. 그동안은 무용의 움직임과 표현에만 다소 고지식하게 집중해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보다 확장된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덧붙여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밝혀주십시오.
다시 한 번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춤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던 것처럼, 앞으로의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힘이 닿는 곳까지 꾸준히 춤에 대해 고민하고 표현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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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남근 〈This is Competition〉 ⓒ권재헌 |
춤연기상
〈클라라 슈만〉 이윤희
2025년 한국춤비평가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수상소감을 밝혀주십시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상은 결과보다는 〈클라라 슈만〉을 준비하며 지나온 시간과 과정에 대한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말로 다 담기 어려운 감정들을 몸으로 전하고자 했는데, 그 마음이 전해진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춤이 기억이 되고, 침묵도 전할 수 있다는 걸 다시 배웠습니다. 함께 무대를 만들어준 모든 분들과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흔들리면서 솔직하게 춤추는 예술가로 남겠습니다.
춤은 언제 시작했고 2025년에 참여한 또는 주도한 작품은 무엇입니까?
춤은 어릴 때 자연스럽게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몸으로 표현하는 즐거움에서 출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을 전하고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언어라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2025년에는 안애순 무용단의 〈어린 왕자〉에 참여하며 작품 속 인물을 몸으로 깊이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여러 장르의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협업 공연에도 참여하며, 무대 위에서 즉각적으로 반응 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러한 작업들은 저에게 춤이 혼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만남 속에서 더 풍부해진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고, 무용수로서의 시야를 한층 넓혀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출연 무용수로서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춤을 연기합니까?
저는 출연 무용수로서 항상 감정을 진실하게 전달하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둡니다. 동작 하나하나가 이야기를 담고 있어야 하고, 관객이 제 몸짓을 통해 클라라 슈만의 내면과 순간들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음악과 호흡, 무대의 공간까지 모두 고려하며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춤은 단순한 동작이 아니라 시간과 감정을 이어주는 연기이기 때문에, 관객이 몰입할 수 있도록 작은 디테일과 여백까지 신경 쓰는 것을 가장 신경 쓰고 있습니다.
2026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2026년에는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더 깊이 있는 춤 연기와 표현을 보여주는 무대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다양한 작품에 참여하면서, 관객과 감정을 나누고, 몸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순간을 더 풍부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저에게 춤은 단순한 동작이 아니라 마음과 생각을 전하는 언어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매 순간을 놓치지 않고, 흔들리더라도 진심을 담아 움직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 해도 무대 위에서 배우고, 관객과 호흡하며, 조금씩 더 솔직하고 깊이 있는 춤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덧붙여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밝혀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려 함께 무대를 만들어준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제임스 전 선생님을 비롯하여 아트플레이, 함께 해준 무용수, 창작진, 그리고 끝까지 응원해주신 관객 여러분 덕분에 〈클라라 슈만〉을 진심으로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춤은 제게 언제나 말이 아닌 마음의 언어였고, 앞으로도 흔들리면서도 솔직하게 그 언어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나눈 순간들이 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귀한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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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플레이 〈클라라 슈만〉 ⓒ송우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