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broad

일터가 된 화이트큐브 · 제이콥스필로우의 안전사고 전말 · 모질은 전쟁통의 우크라이나 발레
김채현_춤비평가

 미국 

일상의 일터로 변신한 화이트 큐브


갤러리, 뮤지엄 같은 전통적 미술 공간에 공연장의 역할이 추가된 것도 이제는 세월을 짚어보면 60년이 넘는다. 미니멀리즘, 개념미술, 플럭서스는 미술의 탈물질성을 뒤흔들고 신체성을 유입하여 미술관의 새로운 면모를 제시하였다. 어둠 속에다 고정된 객석을 두고 일정 시간 행해지는 블랙박스 공연에 비해 미술관의 화이트 큐브 공연은 공연의 구조가 이질적이어서, 결국 블랙박스에서는 겪지 못할 판이한 시선과 감성을 유발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판이하다지만 화이트 큐브 퍼포먼스는 이제 낯설지 않은 관행으로 자리를 잡았다. 한국에서도 잘 아는 뉴욕 맨해튼의 MoMA(뉴욕 현대미술관, The Museum of Modern Art)는 현대미술의 핫플레이스로서, 오늘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MoMA는 2019년 대대적으로 재개관한 이후 비중 있는 화이트 큐브 퍼포먼스를 거의 상시적으로 소개하는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심지어 MoMA는 화이트 큐브의 아이콘이라 말해진다. 국내 춤계도 MoMA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이 MoMA에서 9월 중순부터 근 1개월간 퍼포먼스 〈nowhere〉가 올려졌다. 이 행사를 뉴욕타임스는 장문의 기사로 상세히 보도하였다. 이 퍼포먼스 안무자는 영국 맨체스터 태생의 사라 마이클슨(Sarah Michelson). 마이클슨은 62세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소싯적에 발레를 배웠고 “1990년대 초 머스커닝햄스튜디오 장학생으로 뉴욕에 온 이후, 역동적이면서도 때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컨템퍼러리댄스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다졌고 30년 넘게 춤 예술 형식을 탐구해왔다. 그녀의 활기차고 꼼꼼한 안무는 고전 무용, 모던댄스, 포스트모던댄스를 둘러싼 전통과 생각에 질문을 제기하며, 그 형식적인 면면들에다 그녀의 젊은 시절 영국 북부 지방의 자유로운 감성을 녹여내왔다.” 위키피디어를 보자면, “마이클슨은 ‘춤은 결코 쉬워 보여서는 안 된다’는 철학이 있다. 전통적 발레나 춤이 댄서의 땀과 고통을 우아함으로 포장하고 감추려 하는 데 비해, 그녀는 댄서들이 땀흘리고 숨을 헐떡이며 근육이 피로해지는 고군분투의 과정을 관객에게 여과 없이 노출시킨다. 관객은 춤이 얼마나 가혹한 신체적 노동인지 실시간으로 목격하게 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마이클슨은 MoMA뿐만 아니라 휘트니미술관, 미니애폴리스의 워커아트센터 등 시각예술계에서 오랫동안 지지를 받아왔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6/09/15/arts/dance/sarah-michelson-moma-nowhere-dance.html



MoMa 마론아트리움 ⓒMoMA



뉴욕타임스는 이 공연의 깊숙이에 ‘춤이란 무엇인가?’ 질문이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한다. “마이클슨은 그 답을 알지 못하지만, 춤이 단 하나의 모습으로만 정의될 수 없다는 점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마이클슨은 어느 인터뷰에서 밝히기를 “춤은 마치 몸으로 표현된 질문, 몸으로 표현된 철학, 몸으로 표현된 논증과 같다. 그런 물음, 철학, 논증과 관계하는 경험을 통해 춤이 왜 만들어졌는지, 왜 우리가 춤을 경험하는지 인과적으로 터득하게 된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MoMA 구내의 마론아트리움에서 미술관 개관 시간에 마이클슨과 댄서들이 하루에 근 7시간 동안 진행했다. 댄서들은 여러 베테랑들과 16명의 줄리아드학교 학생들이다.

날마다 미술관이 문을 열 시각에 작가와 무용수들이 아트리움 공간에 들어서면서 그날 퍼포먼스가 시작된다. 그들은 미술관의 자연광과 일상 소음 속에서 신체 워밍업 및 최소 단위의 동작을 시작한다. 이후 마이클슨 고유의 스타일인 극한의 동작이 반복 지속되고, 댄서들은 정교하게 계산된 몸 움직임을 아주 미세하게 변주하며 몇 시간 동안 이어간다. 고정된 단일 서사 대신, 회화, 비디오 프로젝션, 증폭된 사운드 및 음성 요소들이 결합된 상태에서 물리적 동작과 작업 과정이 관객의 이동 동선과 죽 맞물려 진행된다. 관객들은 특정 위치에 앉은 채 정면을 바라보기는커녕, 아트리움 주변을 지나다니거나 난간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춤을 관찰한다. 관람객의 이동 경로와 무용수의 동선이 교차하며, 미술관이 마감하는 시간에 맞춰 그날의 퍼포먼스는 마무리된다.

〈nowhere〉(파자·破字해보면, Now Here)에는 어디에도 없고 지금 여기에만 있는 춤의 특질이 담겼고, 실제 공연은 인체의 피로와 시간의 경과를 숨기지 않고 춤추는 행위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커닝햄의 장학생으로 뉴욕에 왔었고 30년 동안 포스트모던댄스 시각에서 춤을 탐문해온 마이클슨의 입장이 여실하게 담겼다. 그러기에 뉴욕타임스는 MoMA 구내의 마론아트리움이 “마이클슨에게는 완벽한 장소”라 소개하면서 “그녀는 작품과 관련하여 공간과 관객을 구성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지녔고, 또한 상황을 어떻게 만들고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연출 감각도 뛰어나다”는 미술관 기획자의 의견을 인용하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마이클슨은 삶의 흔적을 담아 춤으로 표현하기를 원하며 '그래, 이건 하나의 여정이었고, 여기가 바로 MoMA 아트리움이고, 내가 지금 여기에 도착했어' 하는 느낌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춤이 무엇이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고, 더 중요한 것은 무용수가 시간이 흐르면서 무엇을 경험하는가라는 질문으로 귀착된다"고 소개한다. 춤의 현장적 에너지가 일시성으로 끝나더라도 그것이 곧 춤의 본질적이고 오히려 춤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소라는 이 역설을 〈nowhere〉는 말한다. 엄청 중요한 지적이다. MoMA의 화이트 큐브에서 마이클슨은 타협 없는 미학적 입장으로 장시간의 몸 노동 현장을 구현해냈다. 더욱이, 이로써 부각되는 점은 화이트 큐브가 일상의 일터로 탈바꿈한 사실이 아닐까 한다. 화이트 큐브들에서 몸 노동 현장의 느낌이 들 수는 있겠으나 그것이 이번의 MoMA 이벤트처럼 일상의 ‘일터’라는 감을 제대로 유발하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퀴어 상상력으로 도전한 셰익스피어

희곡뿐 아니라 16세기의 셰익스피어는 소네트도 당대에 혁신적인 시집으로 평가받는다. 영국식 소네트 형식을 확립한 점에서나 더욱 퀴어적이며 유색인종적 미학을 솔직하게 포착한 점들에서 그렇게 말해진다. 그의 소네트에 등장하는 ‘Lovely Boy’(아름다운 소년)를 둘러싸고 예전부터 그 소년이 실존인물이었는지, 그 어구 속에 셰익스피어 자신의 동성애적 갈망이 담겼는지 등 호기심과 해석이 제기되곤 하였다. 뉴욕시티발레단(NYCB)의 전 수석단원 로비 페어차일드는 그 아름다운 소년이 셰익스피어 극단의 배우였으며, 셰익스피어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자신의 동성애적 갈망을 토로했다는 주장을 뉴욕에서 9월 하순 공연으로 펼칠 예정이다. 이 소식을 뉴욕타임스가 프리뷰 형식으로 보도하였다. 페어차일드는 “NYCB 부속 학교인 아메리칸발레스쿨 끝 학년이던 때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한 바 있다.” 공연과 관련하여 뉴욕타임스는 “페어차일드가 그 아름다운 소년 역의 댄서와 함께 선보인 듀엣은 꽤나 관능적이다. 서로 얽힌 팔다리와 황홀한 리프트 동작들이 마치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성애 사랑 장면처럼 펼쳐진다”고 소개하였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6/09/21/arts/dance/dancing-with-shakespeares-lovely-boy.html


9·11테러가 빼앗은 공연

얼마 전 9·11 테러가 25주년을 넘겼다. 당시 테러 현장 중 하나인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들 사이 노천 광장에서 테러가 있기 전날 춤 공연이 있었는데, 비 때문에 중도에 취소되었다. 다음 날(테러가 일어난 날) 아침 주최 측 간부는 계획된 다른 공연을 점검하는 조찬 회의를 쌍둥이 빌딩 꼭대기에서 마치고 로비로 내려왔는데, 그 직후 빌딩이 무너졌다! 9월 12일 공연 예정이었던 빌 T. 존스는 그 공연을 취소해야 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9월 11일 그 무산된 공연을 영감으로 삼아 빌 T. 존스가 만든 신작이 인근 공원에서 초연된다고 프리뷰 형식으로 보도하였다. 공공장소에서 공연은 흔한 일이겠으나, 25년이 지났어도 그 미완의 것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것을 기억하며 되살리는 작업이 뉴욕타임스 기사에 소개된 것이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6/09/09/arts/dance/bill-t-jones-world-trade-center-9-11.html
춤웹진 빌 T. 존스 기사 바로가기
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198&board_name=from_abroad

자료에 따르면, 원래 이 행사는 ‘Evening Stars OnStage!’(무대 위 이브닝스타들!)라는 이름으로 90년대 말부터 쌍둥이 빌딩 사이 그 광장의 대형 무대에서 죽 열렸었다. 짐작하는 대로 뉴욕 시민들과 금융가 직장인들이 퇴근길이나 저녁 시간에 자유롭게 현대무용, 발레, 라이브 음악을 관람할 수 있는 무료 공개 문화 행사였다. 참가 무용단들은 엘빈에일리무용단, 폴테일러무용단 등 정상급이었다. 2001년의 이브닝스타들은 특히 춤에만 집중한 첫 행사였다. 9월 11일 당일에는 파슨스무용단이 공연할 예정이었다. 아무튼 공연은 진행되지 못했고 기억에서 사라져왔다. 이번에 당시를 되살리려고 기억을 더듬어보았으나 당시 기획을 책임진 간부나 공연이 예정된 파슨스무용단도, 빌 T. 존스조차 25년전 그날 준비했던 것을 잘 기억해내지 못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한다. 이번 기념 행사에서 빌 T. 존스는 현대 진보 진영의 윤리를 탐색하는 일련의 작품들 가운데 최신작을 올릴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존스가 이 공연에 “우리는 결코 옛날 같지 않을 것이다”는 집단적 주제 의식을 부여했다고 소개했다.


괴롭힘을 달고 살은 셀렙, 그 진혼무

시네이드 오코너, 아일랜드 출신으로 전설적인 데에다 가톨릭교회의 아동 성학대 문제, 여성주의, 인권, 전쟁 반대 등에 자기 목소리를 미리 냈던 싱어송라이터. 이슬람으로 개종했고, 평생 괴롭힘을 달고 살았던 인물... 3년 전 57살에 세상을 떠났다. 뉴욕타임스는 오코너가 “여성과 아동, 흑인 사회, 성소수자 사회를 위한 거침없는 옹호자였다. 당시 스무 살짜리 여성이 그런 활동을 하는 건 흔치 않았다. 그녀의 태도는 펑크 같았어도 목소리는 안 그랬고, 그 긴장감이 사람들을 사로잡았다”고 평한다. 뉴욕타임스는 9월 조이스시어터에서 공연된 소냐 타예의 춤 작품 〈The Surge〉(파랑·波浪)에 “오코너의 삶을 관통하는 슬픔, 기쁨, 분노, 정신적 고통, 영적 탐구 등의 감정들이 녹아 있다”고 소개했다. 49세의 안무가 타예는 “십대 시절에 처음 오코너의 음악을 접했다. 내면의 인도자를 듣고서 어떤 부름을 알아차리게 된 느낌이었다. 시네이드는 내 삶 전체에 힘이 되어 주었다”고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타예는 마돈나, 마일리 사이러스 등 팝스타들의 안무를 담당했고 “날카롭고 명료하면서도 거침없는 스타일을 결합하여 상업 댄스계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었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6/09/08/arts/dance/sinead-oconnor-sonya-tayeh-the-surge-joyce-theater.html
소냐 타예 유튜브 링크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Sonya+Tayeh%E2%80%99s+The+Surge



The Surge ⓒJoyceTheatre



타예는 오코너의 초기 4개 앨범에서 14곡을 골랐다. 타예는 영성, 정체성, 종교에 대해 호기심이 깊으며, 이 모든 호기심들이 음악 속에 녹아 있다고 보았다. 타예는 이번 공연에서 나이 든 무용수들을 기용하고 싶었다. 공개 오디션을 광고하자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오코너가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 즉 여성이 어떻게 보여지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정관념을 무시하는 단호한 태도가 공연 참가자들을 가장 크게 사로잡았다”고 소개하였다. 80대 여성을 포함해 약 70명의 여성이 뉴욕에서 5시간 동안 진행된 오디션에 참가했고, 40대 초반부터 60대 후반까지의 댄서 11명과 근 1년간 연습해왔다.


제이콥스필로우의 불명예, 안전사고

지난해 여름 춤웹진은 제이콥스필로우가 테크놀로지공연장을 개관한 소식을 보도한 바 있었다. 미국 최초의 춤 전용 극장으로 곧 100년 역사를 앞둔 극장에서 그 새로운 추가 개관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였다. 그러나 제이콥스필로우에 오래 근무해온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통에 작년 여름 시즌은 급작스럽게 종료되었다. 뉴욕타임스는 이 사고가 “제작 관리자(production manager)가 무대 보호용으로 사용되는 특수 목재판을 실은 카트에 깔려 사망하면서 발생했다. 관리자의 죽음은 제이콥스필로우의 불안전한 작업 환경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연방 산업안전보건청(OSHA)의 조사로 이어졌다”면서 이번에 그 사고의 전말을 취재한 기사를 기자의 시각으로 보도하였다. 한국의 국내의 공연장 안전 관리 업무에도 참고가 될 기사이다. 다음은 뉴욕타임스 기사를 발췌한 것이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6/09/06/arts/dance/jacobs-pillow-kat-sirico-accident.html
춤웹진 기사 바로가기
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210&board_name=from_abroad



듀크극장, 제이콥스필로우 ⓒIwan Baan



우선 산업안전보건청은 제이콥스필로우가 사고의 책임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40세인 그 프로덕션 매니저는 그 20년 전 대학생 인턴으로 제이콥스필로우에 처음 입사했고, 2025년 여름에는 프로덕션 매니저로 근무했다. 2025년 여름은 필로우페스티벌에게도 중요한 한 해가 될 예정이었다. 페스티벌 측은 세계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발전된 춤극장 중 하나로 재건축된 듀크극장을 기념하기 위해 야심찬 프로그램들을 기획했다. 그러나 전현직 직원들과의 인터뷰 및 내부 자료 검토에 따르면, 직원들은 새 공연장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느라 고된 나날을 보냈다. 사건 당시 2025년 극장에서 일했던 두 직원은 보복이 두려워 이번에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밝혔다. 그들에 따르면 계단 조명이 켜지지 않을 때면 직원들이 배터리로 작동하는 전구 장식을 테이프로 붙여 사용했다고 한다. 출연자들이 신호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고장 나면 임시 모니터를 설치해야 했다. 극장 전체의 전기 시스템을 재가동해야 하는 경우도 잦았다.

이 기사는 계속 이어진다. 그들은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몇 주 동안 초과 근무를 하는 상황에 처했었다. 급기야 8월 1일, 시즌 종료를 3주 앞두고 프로덕션 매니저는 배송될 물품을 위해 극장 공간을 확보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산업안전보건청 보고서에 따르면, 그 프로덕션 매니저는 전날 13시간 동안 일하고 자정에 극장을 나선 후, 8월 1일 오전 9시경에 듀크 극장에 도착했다. 프로덕션 매니저는 무대 바닥 보호재로 사용되는 밀도가 높고 나무와 비슷한 재질인 메이소나이트(인공 목재 판재) 32장을 수레에 실었다. 각 장의 무게는 44파운드(20kg)였다. 프로덕션 매니저는 인턴의 도움을 받아 약 1,400파운드(635kg)에 달하는 판재들을 실은 수레를 극장 밖으로 이어지는 경사진 길을 따라 굴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프로덕션 매니저와 인턴은 통제력을 잃었다. 산업안전보건청 보고서와 주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카트는 내리막길을 굴러 내려가면서 속도를 높였다. 프로덕션 매니저는 카트의 진로를 막아 속도를 늦추려 했지만, 무거운 짐 아래에 깔리고 말았다. 심각한 머리 부상을 입고 목숨을 잃었다.

제이콥스필로우는 오랫동안 대학생들에게 춤 분야에 입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왔으며, 탄탄한 여름 인턴십 프로그램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이전 직원들에 따르면, 학생들은 무대 위 높은 곳에서 장비를 설치하거나, ​​무거운 자재를 옮기거나, 복잡한 무대 장치를 조립하는 등 맡은 업무를 수행하기에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한다. 이와 관련 제이콥스필로우 측은 제작팀의 모든 구성원은 자신의 역할과 경력에 적절한 안전 교육을 이수한다고 밝혔다. 프로덕션 매니저가 사망하기 3년 전인 2022년, 제이콥스필로우 직원 몇 사람이 경영진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이 편지를 뉴욕타임스가 입수했다. 편지에서 직원들은 제이콥스필로우가 직원들의 복지를 경시한다고 비판하며 근무 시간 단축, 휴식 시간 증가, 초과 근무 수당 지급을 요구했었다. 그해 말, 제이콥스필로우는 급여를 인상하고 여름 축제 기간을 일주일 단축했으며 정식 인사부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된 새 듀크극장 근처의 3그루 자작나무, 그 프로덕션 매니저를 기리는 의미를 담았다.


 영국 

미국풍의 역동성, 휘몰아치죠


지난 4월 춤웹진은 잉글리시내셔널발레단(ENB)의 공연에 대한 가디언의 리뷰를 소개한 바 있다. AI 로봇 군단을 등장시킨 해당 발레 공연작에서 모호한 점이 눈에 띄어 부정적 평가가 따랐던 가디언의 비평이었다. 이번 9월 가디언은 ENB의 다른 공연에 대해 별점 넷의 호평을 표하였다. 발란신의 〈Symphony in Three Movements〉(3악장 심포니), 미카엘라 테일러의 〈Bow Out〉(퇴장), 주재만의 〈Auguries of Innocence〉(순수의 조짐), 이 트리플빌 공연에 대해 가디언은 “조지 발란신 류의 새 미국 발레, 할렘 풍 엔터테인먼트의 레퍼토리를 기반으로 미국적 색채와 역동적 리듬이 뚜렷한 공연”이라 소개하였다. 그 리뷰를 발췌 소개한다.

기사 링크
https://www.theguardian.com/stage/2026/sep/25/english-national-ballet-rhythm-riot-review-sadlers-wells-london​


먼저 〈3악장 심포니〉는 “발란신의 명료한 선율과 절제된 디자인이 스트라빈스키 악보의 깊이 및 강렬한 복잡성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ENB 교향악단도 음악을 만끽하며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안무는 활기 넘치는 에너지로 그득하고, 핑크색 레오타드의 어린 출연자는 마치 갭 광고처럼 경쾌한 턱 점프를 선보인다. ENB가 발란신 전문 단체는 아니라 해도, 그 기법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미카엘라 테일러의 신작 〈퇴장〉은 “(오래전 미국 발레계에서 대중의 인기를 끌은) 니콜라스 형제의 정신을 고스란히 담았다. 1943년도 영화 〈스토미 웨더〉(폭풍우의 장미)에서 선보인 화려한 탭댄스 듀오의 곡예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클래식, 재즈, 힙합, 탭댄스, 린디홉이 활기 넘치게 어우러진 공연이다. 테일러는 싱코페이션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고, 무용수들은 공중에서 재빠르게 움직이는 동안 박자 사이사이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정교함, 기교, 쇼맨십이 넘치는 한편, 그 이면에 실망감, 이별, 거친 질감 등 어딘가 어둡고 불길한 분위기도 담았다.”



Auguries of Innocence, 주재만 ⓒENB



한국 출신 주재만의 〈순수의 조짐〉은 “제의를 치르듯이 하나로 몰아치는 집단 움직임을 적극 다져넣어 강렬하며 몰입도 높은 세계를 연출함으로써 오늘의 시대를 반영한다. 분위기 있는 영상과 음악은 관객을 사로잡는다. 2곡의 사운드트랙은 감정적으로 격앙되고도 애상적인 현악기 연주가 돋보인다. 작품 전반이 이러한 미학과 깊이 연관되었다. 의상과 세월이 빚은 빛바랜 배경, 모두 검정색이다. (한국 출신의) 이상은은 너덜너덜한 검은색 무도회 드레스를 입고선 마치 고딕풍의 미스 해비셤처럼 무대를 유령처럼 배회한다. 이 공연은 인간의 도덕적 실패와 자연 파괴를 성찰한다. 안무자의 복잡한 해석이 처음 접하는 관객 눈에는 잘 띄지 않을 테지만, 이번 파격적인 트리플빌 3부작 공연 전체의 대미작(大尾作)으로서 곱씹어 볼 요소들이 많다.”


저비용 고효율 춤, 블랙코메디 2인무

코델리아(Company Chordelia)라는 단체가 있다. 2002년도에 창설되어 스코틀랜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춤과 연극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에든버러 프린지에서 최고 평점을 여러 번 기록했다. 작품 출연자 수가 프로젝트마다 4~8명으로 단출하다. 〈위험한 관계〉(2012), 〈죽음의 무도〉(2013) 등이 대표 레퍼토리로 꼽힌다. 이번에는 10월 하순까지 듀엣 공연 〈Revel〉(레블·잔치판)을 갖고 순회하고 있는데, 가디언은 “두 사람은 완벽한 코믹 호흡을 보였고 모든 대사와 박자가 정교하게 계산되었다”며 별점 넷을 부여하였다. 예술감독 캘리 로이드-존스가 구상 연출하고, 춤교사·안무가 스테인뵈르 팔손과 공동창작하였다.

기사 링크
https://www.theguardian.com/stage/2026/sep/19/revel-review-byre-theatre-st-andrews

〈레블〉은 삶, 즐거움, 노쇠의 기로에 선 두 댄서의 감정의 기복을 다룬 블랙 코메디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공연은 텅 빈 듯한 분장실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때 한 사람이 버려진 풍성한 드레스 밑에서 불쑥 나타나고, 다른 한 사람은 이동식 보관함에서 살금살금 기어 나온다. 무대 뒤편에서는 그들에게 단 9시간만 남았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9시간 동안 해내야 하는 마지막 리허설에서 안간힘을 다하는 그들의 발버둥이 공연의 소재이다. 발버둥의 내용으로서 가디언이 묘사한 것은 “차분한 기공 수련, 격하게 몸 흔들기, 종합비타민·콧구멍 번갈은 호흡·호르몬 대체 요법 패치 확인으로 이어지는 워밍업, 백조의 호수 몸짓, 행진 동작, 바나나와 비스킷 들고 하는 십자말풀이, 바비 인형으로 춤 실력 뽐내기, 바비 인형 망가뜨리기” 등으로, 노쇠한 몸으로 그것들을 구부정하게 펼쳐내는 와중에도 “두 사람의 몸에 새겨진 춤의 역사는 감춰지지 않는다. 한 사람은 무대 위를 활기차게 뛰어다니고, 다른 한 사람은 발끝으로 섬세하게 움직였다.” 요컨대 〈레블〉은 “나이가 들어 발생하는 몸 통증과 염좌를 겪는 노련한 댄서에 대한 유쾌한 성찰이자, 춤을 멈춰야 할 두려움에 대한 반박이다.”


스코틀랜드발레단의 찬찬한 기획

9월에 런던 새들러스웰스극장에서는 미국 엘빈에일리무용단의 신작 프로그램이 4개의 레퍼토리로 진행되었다. 메디 발레르스키, 라르 루보비치, 자마 로버츠, 주디스 재미슨의 안무작 4편에 대해 가디언은 유행에 뒤떨어진다는 평가가 일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기량, 장인정신, 아름다움, 그리고 인간미”에 기반하여 별점 넷을 부여하였다. 새 작품을 꾸준히 의뢰하고 발굴하는 런던-영국의 열정 같은 것이 느껴진다. 이에 힘을 보태듯, 스코틀랜드발레단은 10월초까지 더블빌로 순회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힙합과 와킹 등 다양한 댄스 경력을 가진 줄리아 쳉의 〈Entress〉(엔트레스·분출), 그리고 더는 소개가 필요하지 않을 캐나다 안무가 크리스털 피트의 〈Emergence〉(태동, 초연 2009).

기사 링크
https://www.theguardian.com/stage/2026/sep/16/alvin-ailey-american-dance-theater-new-works-review
https://www.theguardian.com/stage/2026/sep/12/scottish-ballet-emergence-review-riveting-visions-of-gods-and-insects

가디언이 소개하는 바로서, 쳉의 〈엔트레스〉는 “신화적인 분위기 속에서 집단 사고, 숙청, 그리고 변혁을 탐구하는 장면들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펼친다. 인류를 창조한 중국 여신 누와가 검은 옷을 입고 웅크린 배우들과는 다소 떨어진 높은 단상 가장자리에 떠 있다. 소외된 인물인 어느 여성이 점점 더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자신을 스쳐 지나가는 무용수들에게 강렬한 감정 연기를 표출하며 반항하고 저항한다. 안무자는 무용수들의 기교(물론 민첩한 파트너십과 복잡한 손동작에서 기교가 드러나긴 하지만)보다는 그들의 집단적 인상이 만들어내는 감각적인 힘에 더 집중한다. 줄거리에서 특정 사건들이 때로는 모호하게 묘사되고 작품의 전반적인 흐름이 보기에는 단순하지만, 안무자는 몰입도 높은 연출을 펼쳤다.” 가디언의 리뷰에서는 불투명하지만 아마 그 소외된 여성은 그리스 신화의 안티고네 같은 배역으로 추측된다.



Emergence, Crystal Pite ⓒAndyRoss, Scottish-Ballet



그리고 크리스털 피트의 〈태동〉에 대해 가디언이 소개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댄서들이 무대 뒤편의 커다란 검은색 구멍으로 기어 나오는 모습은 컨템퍼러리댄스 관객이 진정으로 황홀감을 느낄 수 있는 드문 순간이다. 주제 의식을 잃지 않으면서도 인체의 복잡성을 능숙하게 표현하는 피트의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빠르게 움직이고 경련하는 발레 속에서 분리된 벌집이 보인다. 여성 무용수들은 토슈즈를 신고 춤을 주도하며, 나무 블록을 의도적으로 두드려 바닥을 울린다. 팔에 검은 잉크로 윤곽을 그린 남성 무용수들은 몸을 구부렸다가 두려움 없이 바닥을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탄력 있는 몸짓을 펼친다. 여기에는 광란적이고 낯설면서도 죽음처럼 아름다운 질서가 있지만, 그 복잡한 움직임은 쉽게 해석되기를 유쾌하게 거부한다. 이 작품은 안무가 피트의 놀라운 작품 세계 초창기에 나온 대담한 시도이다.”

이상의 내용은 스코틀랜드발레단의 이번 더블빌에 대해 가디언이 소개하는 작품의 구체적 양상들이다. 이 내용들을 기반으로 가디언은 이번 더블빌에 대해 별점 넷을 부여하였다. 다만, 쳉의 〈엔트레스〉에 대해서는 리뷰는 무대 세트와 음악이 더 소개하였다. 그래도 두 공연작의 줄거리와 전개 양상에 대해 독자로서 궁금한 점이 추가될 것 같다. 원론적으로, 뉴욕타임스든 가디언이든 그리고 전세계 어느 언론이든, 언론의 지면에는 제한이 따른다는 사정에 비추어봐도 아쉬운 한편으로 미흡한 느낌이 따른다. 글-리뷰가 작품의 모든 것을 대신할 수는 없을지라도, 리뷰에서 작품의 실체를 공유하는 첫 단추로서 ‘가급적’ 작품의 실체를 소개하는 내용이 언제나 중시되어야 할 것이라는 것이 나의 소견이다.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의 강인한 민심, 전쟁을 누르다


올해 1월호, 3월호에 춤웹진은 알렉세이 라트만스키를 소개한 바 있다. 먼저 1월에는〈푸가의 기법〉이 뉴욕타임스 선정 2025년 최상의 공연작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는 소식, 3월에는 트럼프를 풍자한 〈벌거벗은 왕〉 공연 소식이 실렸다. “뉴욕 타임스는 〈벌거벗은 왕〉이 유머를 통해 괴로운 우리 시대를 조명한다고 소개하였다. 라트만스키는 이 작품이 최근의 ‘왕권 반대 시위’(No Kings: 지난해 하반기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반 트럼프 시위)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혔다. 전부터 그는 이 격동의 시대에 발레가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심해 왔다.” 그는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2004년부터 5년간 볼쇼이발레단의 예술감독을 맡은 바 있으나 2009년 러시아를 떠나 미국에서 활동해왔다.” 지금 뉴욕시티발레단 상주 예술가로서 수석 안무자로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우크라이나국립발레단 9월 공연을 지도하기 위해 발레리나인 부인과 함께 키이우를 방문하였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하였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6/09/14/arts/dance/alexei-ratmansky-kyiv-ukrainian-national-ballet-balanchine.html
춤웹진 기사 바로가기
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222&board_name=from_abroad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그는 이 전쟁에 대한 반전(反戰) 의지를 명확히 하고 행동에 옮긴 예술인으로 특히 손꼽힌다. 전쟁 폭격으로 숨진 아들의 손을 잡은 채 현장을 떠나지 못한 아버지의 사연, 우크라이나 민족의 연대감을 그린 관련 공연이 있고, 러-우 전쟁 직후에는 볼쇼이와의 신작 작업을 즉각 중지하고선 러시아를 떠났으며, 또 우크라이나구호기금 모금에도 앞장섰다. 이번 공연 작품은 발란신의 재치 있고 유쾌한 〈도니제티 변주곡〉. 뉴욕타임스는 키이우 현지에서 라트만스키와 진행한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였는데, 공연 내용보다는 전시 상황에 처한 우크라이나국립발레단의 소식을 상세히 보도한 기사이다. 국내 언론에서는 보도가 드문 현지 발레단의 사정과 키이우의 생생한 전시 상황은 알아둘 만하고 관심을 끈다. 아래에 그 내용을 발췌 소개한다.

뉴욕타임스는 라트만스키 부부가 키이우에 도착한 시기를 러-우전쟁 중 가장 최악의 시기 중 하나라고 하였다. 키이우에 대한 공습 소식은 2, 3년 전만 해도 간혹 들렸으나 최근 들어 공격이 훨씬 잦아지면서 실제로 일상화되고 있는 것은 인터뷰에서도 확인된다. 인터뷰 진행 도중 2번이나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고 멀리서 폭발음도 들렸다. 키이우 사람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폭격 대피소로 피신해야 한다. 공습경보가 울리면 극장 스태프, 출연자, 관객들은 600명을 수용하는 대피소로 향한다. 모든 사람이 대피해야 하는 공연은 공습경보로 자주 중단되곤 한다. 이 인터뷰가 있기 직전의 공연도 15분 동안 중단되었었다.

낮에는 경보가 울려도 그냥 그 자리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어느 댄서는 “그렇지 않으면 대피소에서 살아야 할 것”이라 한다. 라트만스키의 부인은 “어느 날 밤, 우리는 경보가 울릴 때마다 일어나서 옷을 입고 대피소에 갔다가 돌아와서 옷을 벗고 잠자리에 드는 등 똑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하룻밤에 여러 번이었고, 결국 그만두었다”고 한다. 전쟁 전 176명이던 단원이 해외로 많이 떠나서 이젠 95명으로 줄었다. 남자 단원들은 1년에 2번 병역 면제 서류에 서명해야 한다. 우크라이나국립발레단은 얼마 전 일본 투어를 다녀왔고 곧 두바이로 갈 예정이다. 정기 공연도 하고 있다.

키이우에 대한 소감에서 라트만스키는 “정말 아름답다. 거리에 사람들이 북적이고, 카페, 식당, 가게들이 모두 문을 열었다. 예술인들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고, 생기 넘치고, 따뜻하다. 서로를 보살피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답한다. “매일 아침 발레 수업이 있어서 어떤 상황일지 몰라 불안했고, 누가 와 있을까 걱정했다. 막상 가보니 반 아이들 모두가 기다리고 있었다.” 잦은 공습에도 일상생활이 유지된다고 하니 의외라는 감이 들지 않는가. 전시임에도 사람들은 강도 높은 리허설 등으로 공연에 대비해서 라트만스키 부부를 감동시키기도 했다. 〈도니제티 변주곡〉이 우크라이나국립발레단에서 기존의 레퍼토리와는 완전히 다른 생소한 작품인데도 라트만스키는 “학생들의 체력이 점차 호전되고 있다”고 한다. 공습이 울리자 발레단 매스터는 “나는 어차피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여기 있겠다”고 했고, 어느 코치는 집에서 경보가 들리면 음악 소리를 더 크게 틀어서 듣지 않는다고 했다고 부인이 전했다. 공습에도 낙담하지 않고 우크라이나가 계속 돌아가는 것을 두고 라트만스키는 “우크라이나의 강인한 국민정신 덕분”이라 해석하였다.


 오스트리아 

즐거운 기계 놀이, 보실까요??? ㅎㅎㅎ


“관객들이 입을 벌려 낄낄거리는 가운데, 잠들은 허셔가 자전거 경적의 고무구슬을 망치로 치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 충격으로 매트리스가 위로 기울어지면서 그는 발로 섰고, 커다란 바퀴가 비누를 그의 얼굴에 문지른 후 물총으로 물을 뿌려 깨끗이 씻어주었다. 그러고 나서 그의 잠옷을 벗겨내고 새 셔츠 소매에 팔을 넣어주었다.” 어느 사나이가 아침 출근을 준비할 시간 기계 장치들이 그를 깨우고 비누로 얼굴을 씻기고 잠옷을 벗기며 새 셔츠를 입혀주는 과정을 무대에서 펼쳐보인다. 이번 9월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열린 아르스엘렉트로니카(전자 예술) 2026에 요셉 허셔라는 인물이 출품한 〈요셉, 옷입히다〉의 한 장면. 이 공연을 뉴욕타임스는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예술)라 분류해서 소개하였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6/09/21/arts/dance/joseph-herscher-kinetic-artist-rube-goldberg.html
요셉 허셔 웹사이트
https://www.josephsmachines.com/
요셉 허셔의 연쇄반응 기계 장치 유튜브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vrCb_fNmSTA



Get Dressed ⓒJosephHerscher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허셔의 기계화된 아침 일과는 약 1분 정도 걸린다. 그러나 이번 아르스엘렉트로니카에서 기술적 리허설을 겸해서 열린 공연은 매번 2시간이나 걸렸다. 관객들은 그의 팀이 오작동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어떤 오작동은 극적이었고(허셔가 공중제비 도중 거꾸로 매달린 채 갇히는 상황), 어떤 것은 사소했다(침대가 그를 똑바로 세울 만큼 충분히 기울어지지 않는 상황). 기계는 세 번째 공연이 되어서야 비로소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허셔는 전체 성공률이 25%였다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기계가 눈에서 빠르게 자취를 감추는 시대에 물리적 기계는 오히려 인간적으로 느껴지고 부분적으로는 생동감을 주며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기계가 춤의 새 매체가 될 수 있다는 것. “린츠에서 관객들은 기계의 매끄러운 작동 과정만큼이나 잦은 오류에도 즐거워하는 듯했고, 제작진이 수리와 조정을 하는 모습을 기다리며 지켜봤다. 춤과 마찬가지로 화면을 통해서도 대략의 내용이 파악되겠지만, 실제로 보는 것은 뇌에 색다른 자극을 준다. 지금 우리는 5초 만에 만들어낼 수 있는 AI 생성 콘텐츠에 완전히 둘러싸여 있다고 허셔는 말했다. 그러나 허셔의 생각은 다르다. ‘제가 하는 일은 그와는 정반대 방향이며, 라이브 공연이 바로 그 점을 가장 잘 보여준다.’”

김채현

춤인문학습원장.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명예교수. <춤웹진> 전 편집장. ​철학과 미학을 전공했고 춤·예술 분야 비평 수백 편과 저서 『춤과 삶의 문화』 『춤, 새로 말한다 새로 만든다』 『뿌리깊은 나무 샘이깊은 물』(1)을 비롯 다수의 논문, 공저, 『춤』 등의 역서 20여권을 발간했다. <국립무용단 60년사>(2022년 간행, 국립무용단)의 편집장으로서 편집을 총괄 진행하고 필진으로 참여하였다. 지난 30년간 한국의 예술춤과 국내외 축제 현장을 작가주의 시각으로 직접 촬영한 비디오 기록물 수천 편을 소장하고 있으며 한국저작권위원회, 국립극장 자료관, 국립도서관 등에 영상 복제본, 팸플릿 등 일부 자료를 기증한 바 있다.​​​​​​​​​​​​​​​​​​​​​​​​​​​​​​​​​​​​

2026. 10.
사진제공_MoMA, JoyceTheatre. Iwan Baan, ENB, AndyRoss, Scottish-Ballet, AndyRoss, Scottish-Ballet, JosephHerscher *춤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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