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broad

춤과 고급패션의 탈허접 · 큰그릇의 발레 스타 · 충격파 발칸 서사
김채현_춤비평가

[뉴욕]

발레와 고급패션계의 윈윈 갈라


뉴욕시티발레단(NYCB)은 2012년에 패션 유명인들과 손잡은 협력 이벤트로서 갈라 공연을 개발하여 해마다 가을철이면 하루 행사를 연다. 올해도 지난 10월 8일 단 1일간 발레단의 전용극장인 코크극장(뉴욕 맨해튼 링컨센터)에서 ‘2025 가을 패션 갈라’를 진행하였다. 그간 굴곡이 더러 있었어도, 지금은 뉴욕 패션 산업과 발레의 상생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뿌리를 내린 것으로 관측된다. 2023년의 경우 단 1회의 갈라 공연으로 NYCB가 300만달러(42억원)가 넘는 수입을 거두었다는 사실로 보아 발레의 시각에서는 상생이 결코 빈말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올해도 갈라에 초청된 셀렙들이 공연장 입구에서부터 레드카펫을 밟으며 사진 포즈를 취하고 공연 후 극장 로비에서 모금 행사를 겸한 대형 디너 파티가 이어졌다.

NYCB의 패션 갈라는 작품다운 작품 창작에 패션이 처음부터 개입하여 발레와 함께 예술적 창의력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에는 윌리엄 포사이드, 지아나 라이슨, 자마 로버츠의 소품 3편이 올려졌다. 특히 올해 초연작인 자마 로버츠(Jamar Roberts)의 〈눈에 선한 미래〉(Foreseeable Future)를 뉴욕타임스는 집중 조명하였다. 앨빈에일리무용단 안무가를 역임한 로버츠는 패션디자이너 아이리스 반 헤르펜이 만든 대담한 의상에 힘입어 패션 갈라 이벤트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고 뉴욕타임스는 평하였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10/09/arts/dance/city-ballet-fashion-gala-jamar-roberts.html
https://www.nytimes.com/2025/10/09/style/sarah-jessica-parker-new-york-city-ballet-fall-gala.html
https://www.nytimes.com/2025/10/12/arts/dance/nyc-ballet-iris-van-herpen-jamar-roberts.html

로버츠의 〈미래〉는 위기의 지구를 향한 고충을 춤으로 재현 항변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공연은 자연과 기술이 공존하는 미래에 여러 세상이 뒤섞이는 비극적인 모습을 아름답게 그려내었다. 출연진은 날개 의상이 전신을 휘감은 무리, 크고 작은 비늘 무늬가 촘촘하게 새겨진 여러 은색조의 짧은 드레스와 유니타드를 걸친 무리, 둘로 나뉘었다. 한 무리는 부드러운 미풍에 쓸려가고 다른 무리는 강철처럼 정밀하게 꿈틀대는 강인한 맥박에 휩쓸렸다.



Foreseeable Future, Jamar Roberts ⓒNYCB



“으르렁대는 모터 소리가 공간을 천천히 채우면서 공연은 거친 음으로 시작한다. 마치 광활한 어느 고요한 숲에서 음들이 튀어노니는 듯이 발레는 탁탁거리는 소음과 더 부드럽고 아주 안락한 소리 풍경 사이를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움직임은 각지고 튀어나온 팔다리가 기계 부속들처럼 휘어지고 펴지고 뒤섞이는 속에서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여 더욱 격렬하다. 엄격한 정밀성을 견지하는 구성을 기반으로 한 안무는 몸들을 하나로 모아 더 큰 전체를 만들어내면서 아주 말끔한 통제감을 발산한다. 로버츠의 안무는 상투적인 컨템퍼러리발레에서 목격되는 정신없이 바쁜 기색과는 전혀 무관하다.” 전반적으로 위기의 지구 행성에서 평화와 갈등 간의 화해를 모색하는 〈미래〉는 날개 의상의 무리를 로봇 같은 무리가 구조하려고 하나 이미 너무 늦었다는 메시지로 지구 위기에 경종을 울린다. “〈미래〉에서 안무가 로버츠는 춤이 자연만큼 진실될 수 있는 법을 제시한 듯하다.”

이에 비하여 뉴욕타임스는 이번 갈라의 또 다른 작품 〈작곡가의 휴일〉은 젊고 활기찬 에너지가 넘친 반면 이전 갈라의 재연작으로서 급하게 선정된 감을 주었다고 지적한다. 함께 공연된 포사이드의 〈헤어만 쉬머만 이인무〉(1992)에 대해서는 실제 부부 커플이 출연진으로서 우발적인 재치와 마력적인 기교를 재기발랄하게 섞어 이인무에 맵시를 더했고 이런 매끈한 이인무가 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평한다.

‘가을 패션 갈라’에는 관례적으로 공연 후 연회에서 NYCB 출연자들이 참석하여 셀렙을 비롯 후원자들과 어울리며 식사하고 담소하는 디너 파티가 해마다 있었으나, 올해 디너 파티에 단원들은 불참하였다. 불참 이유로서 단원들은 NYCB와의 단체 임금 협상에 진전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즉 그들은 NYCB 경영진이 COVID-19 팬데믹 동안 시행한 4%의 임금 삭감을 완전히 복구하지도 않은 데에다 지난 3년간 임금이 고작 0.5% 올랐을 뿐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시기 NYCB의 수입은 급감하였으나 NYCB의 2023년 수입이 7700만 달러(약 1100억원)에 달해서 경영이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경영이 코로나 이전 상태로 완전 정상화되었는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연간 수입 규모에 비해 단 하루 행사로 300만달러(42억원, 2023년 실적)를 벌어들이는 ‘가을 패션 갈라’ 디너 파티에 단원들이 불참하며 항의한 사태를 뉴욕타임스도 이번 기사를 포함해서 두어 차례 관심깊게 보도하였다.

‘가을 패션 갈라’는 사라 제시카 파커(현 NYCB 부이사장)의 고안으로 2012년에 시작하였다. 춤과 패션의 세계를 하나로 엮는다는 취지에서 출발하면서 첫해에 패션 디자이너 발렌티노의 고급 맞춤 의상들을 입고 차이코프스키 음악에 맞춰 왈츠를 하는 무도회 풍의 안무작을 올렸다. 이후 매년 방자멩 밀피에, 리암 스칼렛, 지아나 라이슨, 저스틴 펙, 카일리 콴 등 중견급 이상의 컨템퍼러리발레 안무자들이 기용되었으며,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들이 참여하였다. 코로나 시기에도 쉬지 않고 열렸고, 최근 몇 해 동안 해마다 20분 가량의 소품들이 3편 정도 올려졌다.

패션과 발레가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관계가 아니라(그런 수박 겉핧기 관계는 통상적으로 1회성에 그치거나 단명하기 일쑤다) ‘가을 패션 갈라’에서 실질적으로 작품으로 합류함으로써 고부가 가치가 창출되는 것으로 보인다. NYCB는 올해 행사를 소개하면서 “발레와 고급 패션이 창의성, 고상함, 빼어난 예술성을 찬양하는 데 힘을 합치는 자리”라고 강조하였다. 이런 기회에 일상적 의상이 아니라 무대 의상에 고급 패션의 착상을 적용하는 만큼 상상력은 만발할 것이고 춤도 새롭게 구상될 수 있을 것이다. 각 공연작의 발단이 패션과의 협업에서 출발했을지라도 초연 이후에는 굳이 패션과 연계되지 않을 것이고 패션 이벤트와는 무관하게 독립성을 갖고 공연될 것이다. 이는 해당 공연작의 예술성과 갈라 행사의 품격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점이다. 국내 공공 단체들을 비롯 춤 단체들이 경영과 창작 양면에서 참고할 만한 이벤트가 아닌가 한다.


뉴욕에서 기대에 못 미친 파파도풀로스

지난달 〈춤웹진〉 기사에 소개된 브루클린의 예술발전소 행사에서 그리스의 크리스토스 파파도풀로스가 공연할 예정임을 알렸다. 그는 10월 중순 예술발전소에서 〈Larsen C〉(남극 연안의 거대한 빙판)를 공연하였다. 인스타그램으로도 잘 알려진 그를 뉴욕타임스는 올해 새들러스웰스로즈상 수상작가로 기대가 크다고 소개하였다. 이번 공연에서 “웅장하되 냉혹하게 차가운 빙하 아래의 세계에서 출연자들은 무대 위 유연하고 들쭉날쭉한 속도의 궤적으로 해류 속에서 떠도는 듯한 드센 환상을 만들어낸다.” 뉴욕타임스는 “극적 이미지와 환상은 인상적이지만 쾌할한 가벼움과 부조리한 유머가 부족하고 자의식이 다소 과도하다”고 평하며 실망감을 표하였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10/19/arts/dance/larsen-c-review.html


뉴욕에서 기대에 못 미친 파리오페라발레단

호페쉬 셱터는 이스라엘 태생으로 오하드 나하린 무용단에서 춤추었고, 아다시피,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국제적 안무가다. 이번 10월에 파리오페라발레단이 그의 안무작 〈레드 카펫〉을 뉴욕에서 공연하였다. 무대 위 첼로, 더블베이스, 관악기의 4중주단과 13명의 무용수가 출연하였다. 뉴욕타임스가 묘사하는 무대 모습을 보면 공연의 처음과 끝이 동일하다. 공연은 무대를 짓누르는 붉은 벨벳 커튼 장면으로 시작하여 커튼이 열리면 무용수들의 무리가 샹들리에 아래 서 있다. 동시에 중동 풍의 선율이 울려퍼진다. 공연이 끝날 즈음 핏빛과 보라색 조명이 무대를 물들이며 열기를 뿜어내었고 무용수들이 샹들리에 아래에 자리를 잡고 위를 응시하자 막이 내린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10/10/arts/dance/review-paris-opera-ballet-red-carpet.html

샹들리에는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전용극장 파리의 팔레가르니에극장에 매달린 그것을 연상케 한다. 공연은 전반적으로 레이브 같은 광적 파티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샹들리에가 상징하는 고전적 경향을 박차고 파리오페라발레단이 레이브라는 댄스 파티도 다룬다는 것이 은연중 드러난다. 그러나 고전발레만큼이나 컨템퍼러리발레를 중시하는 파리오페라발레단의 공연인데도 불구하고 뉴욕타임스는 이 공연이 감동을 선사하지 못했다고 평한다. 다음은 뉴욕타임스가 본 〈레드 카펫〉이다.

무대 위 연주는 가끔 박진감이 넘춰 춤출 만한 비트를 제공하고 또 명상적인 저음으로 나갔다. 댄서들은 일제히 몸을 요동치거나 웅크리며 꿈틀대면서 듀엣, 트리오, 콰르텟으로 분열되고 다시 무리 속으로 돌아온다. 시작은 강력했다. 댄서들은 팔을 뒤로 감았다가 앞으로 뻗으며 가볍게 박수를 치면서 최면에 걸린 듯 몸을 뒤흔들었다. 그들의 팔(언제나 팔!)은 높이 뻗으며 손가락은 펄럭이고 손목은 휘감긴다. 어깨를 홱 돌리고 두 다리도 행동에 나선다. 일순간 댄서들은 나긋나긋한 괴물들처럼 두 다리를 번갈아 차면서 뻣뻣이 걷는다. 75분밖에 걸리지 않은 〈레드 카펫〉에서 예측가능한 것들이 반복됨으로써 예술 콘서트 댄스를 가장한 상업 댄스처럼 공연은 납작해졌다.

샹들리에가 하강하자 출연자들은 그 주위에 모여들면서 런웨이를 활보하는 모델들처럼 엉덩이를 앞으로 내밀고 를르베(relevé)로 빠르게 걷도록 하는 조리 없는 민속춤을 하다가 그만두곤 하였다. 하지만 안무의 전개는 고르지 않았고, 형체를 이루다가 성장을 방해받는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주저앉는 느낌을 주었다. 활기찬 초반 이후 출연자들은 미끄러운 척추와 사지로 몸부림치면서 베어물으려 안간힘을 쓰는 뱀처럼 목을 구부리면서 공연은 단조로워졌다. 출연진들이 축제 풍의 의상을 피부색의 베이지색 레오타드와 유니타드로 갈아 입고 돌아왔을 때, 그 변화는 단순히 가식없음이나 연약함을 드러내기보다는 획일성을 조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슬로모션 부분을 포함해서 번뜩이는 것은 정말 사라졌고, 그로써 정체가 시작되었다. 〈레드 카펫〉은 레이브 문화를 암시했으나, 무대가 생명으로 진동하도록 하는 폭발적이며 통제불능적인 춤, 야성미를 결하였다. 이 공연은 록 공연 특유의 감동을 선사하지는 못했다. 단적으로 〈레드 카펫〉은 광택없는 혼탁한 공연이었다.


바리시니코프의 큰그릇을 끌어낸 크로스오버

영화 〈백야〉에서 튀어오르는 도약으로 각인되는 미하일 바리시니코프(1947~ ). 그는 1974년 볼쇼이발레단원으로 순회하던 중 캐나다에서 망명하였고 그 즉시 미국에 정착하였다. 동서 냉전 대결이 심했던 시대에 그의 망명은 자유 서방 체제의 승리로 내세워졌다. 이미 러시아에서 발레 수퍼스타였던 그에게 망명 건은 유명세를 더해주었다. 미국에 도착하자 당시 미국 발레의 탑2이던 어메리컨발레시어터(ABT)에 프린시펄로 특채되었고 많은 안무가들이 그를 탐내어 공연에 기용하였다. 그런 가운데 1976년 트와일러 사프가 ABT에 제공한 안무작 〈Push Comes to Shove〉(상황 악화)에 그가 출연한 일은 초기 크로스오버 발레의 중요한 사례로서나 바리시니코프의 강한 예술적 욕구를 담은 사례로서 손꼽힌다.

트와일러 사프(1941~ )는 60년대 포스트모던의 열기를 춤으로 구현하기에 몰두하였고 우상파괴 명목으로 발레와 모던댄스의 실질적인 결합을 앞장서서 실행하였다(춤웹진, 2025. 4. 프롬어브로드 기사 참조). 서구 발레계에서 80년대에 접어들면 고전발레와 모던댄스를 접목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지만, 그전에 사프 등 몇몇 안무가들이 선구적인 작업으로 문을 열어가고 있었다. 그 시기에 고전발레 레퍼토리만 고집하지 않고 개방적이던 ABT는 1976년 사프의 프로그램만으로 공연을 개시하였는데, 이때 공연된 것이 〈Push Comes to Shove〉이다. 그후에도 사프는 ABT와 깊은 연계를 가져왔다.

〈Push Comes to Shove〉에서는 아무 장치도 없이 열명 남짓 출연자가 춤으로써 서로 겨루는 모습이 펼쳐진다. 고전발레, 모던댄스, 재즈 등 춤 장르에 상관없이 출연자들이 어울려 춤판을 진행하는 소품이다. 여기서 사프는 사람들이 바리시니코프에게 도전하는 데 역점을 두었고, 바리시니코프는 고전발레 캐릭터가 아니라 중절모를 썼다 벗었다 하며 춤에 열중해서 겨루고 어울린다. 〈Push Comes to Shove〉는 그 역사적 의의가 크기 때문에 그리고 재미도 있어서 2019년 마린스키발레단에서도 공연된 것처럼 발레 단체들에서 종종 올려진다.

이번 10월 ABT는 사프의 무용단 60주년 기념 이벤트를 마련하였고 여기서 〈Push Comes to Shove〉가 재공연되었다. 이를 길게 기사화하면서 뉴욕타임스가 사프가 바리시니코프와의 원래 협업에 대해 술회하는 바를 보도한 부분이 흥미를 끈다. 해당 기사를 사프의 1인칭 시점에서 발췌 소개한다. 이 기사는 부족한 것이 없을 바리시니코프가 결코 자기 재주에 자만하지 않고 예술을 위해서라면 뻔히 예상되는 창피스러움도 무릅쓰는 큰 그릇의 인물이라는 것을 사프의 증언을 토대로 제시하고 있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10/13/arts/dance/twyla-tharp-american-ballet-theater.html
춤웹진 기사 링크
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203&board_name=from_abroad



Push Comes to Shove ⓒMarinsky.ru



바리시니코프의 발레 기량, 운동성, 무대 연기력은 최상급이었다. 당시 바리시니코프는 고전발레 식의 상투적인 왕자 역을 해낼 기분이 아니었다. 그는 예술적으로 도전받기 위해 서방으로 망명했고 때문에 그가 도전받는 일, 그가 자극받는 일은 나의 임무이기도 했다. 나는 그는 물론 아무도 해보지 않은 동작을 해낼 수 있겠는지 해보자고 제안했다. 〈Push Comes to Shove〉에 바리시니코프를 기용할 당시 그는 영어도 짧았고 집중력도 떨어졌지만, 외모에 집착하지 않는 것은 물론 무대 위에서 바보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나의 소품 따위에 출연하기에는 그의 경력은 과했는데도 그는 호기심과 열정이 대단했다. 그의 기량이 비록 엄청났더라도 간극은 있었다. 오랜 시간 외전에 젖은 무용수였던 그에게 발을 나란히 움직이는 작업 경험부터 많지 않았었다. 게다가 그는 다리로 움직임을 추진하는 대신 몸통으로 움직임을 발동시키는 법도 배워야 했던 것이다.

이런 어려움을 딛고서 그는 코믹한 재간과 무표정한 눈길에다 뛰어난 솜씨를 더하는 식으로 진전을 보였다. 나는 그를 밀어붙였고 그는 빨아들였다. 이 비장의 카드바리시니코프를 우리 출연진 모두들 경건하게 대해주었다. 나는 “그래 잘 됐다! 바리시니코프, 우리 광대가 되자. 정말 어려운 게 무엇인지 보여주자. 아니면 외피를 밀어붙여 전혀 다른 존재가 되도록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목표로 떠올랐다. 바리시니코프가 중절모를 냅다 던지며 무대에서 나타날 줄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바리시니코프에게 거는 기대가 그렇게 방향을 틀자, 사람들의 상식적 기대는 뒤로 물러섰고 그를 좋아하게 됐다. 바리시니코프가 하는 것이 겉으로는 아주 쉽고 간단해 보이겠지만, 그 이면을 주시해보면 그것은 참으로 비범한 성취였다.

같은 뉴욕타임스 기사에서 ABT의 현직 예술감독 수잔 재프는 사프가 자기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재프는 “ABT의 단원들이 정교하고 깔끔한 발레 테크닉과 재즈풍의 느슨함, 그리고 모던댄스의 중량감이 궁합을 이루는 사프의 안무에 몰입하기를 지금도 원한다”고 밝혔다. “컨템퍼러리의 많은 부분이 플리에와 상체 관절 움직임을 요구한다. 그러나 사프의 경우에는 발목, 무릎, 엉덩이도 요구되며 다르게 수행해야 하는 체중 이동을 몸이 처리해내는 방식도 요구된다.” ABT의 스튜디오 감독이 “사프의 복잡한 발레는 댄서들에게 페이스를 조절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고 하듯이 사프의 메소드는 발레와 모던댄스를 접목함으로써 몸의 유연성을 키운다. 무대 위에서나 스튜디오에서나 실질적인 효과를 갖는 크로스오버를 사프와 바리시니코프가 보여주었고 사프의 제안을 과감하게 수용한 덕분에 바리시니코프는 컨템퍼러리발레에서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었다. 이는 〈Push Comes to Shove〉가 지금도 기억되는 이유이기도 한다.


[영국]

발칸 서사, 영국 공연계를 강타(?)하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1946~ ), 퍼포먼스 대가로서 글로벌한 여성이다. 1970년대 전반기에 퍼포먼스에 입문한 이래 현장에서 졸도하는 등 자해성(自害性) 짙은 행위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세계 미술계에서 지속적인 주목을 받아 2010년에는 2달 반 동안 뉴욕 MoMA(세계 탑으로 평가되는 현대미술관)에서 하루 10시간 동안 침묵과 눈맞춤만으로 관객과 마주 앉는 〈The Artist is Present〉(그 예술가가 참석하는 중) 이벤트를 진행하여 더욱 잘 알려졌다. 세르비아(구 유고슬라비아의 큰 지역) 출신의 아브라모비치가 이번 10월에 〈Balkan Erotic Epic〉(발칸반도 에로틱 서사시, 이하 발칸 서사)을 단독 퍼포먼스가 아닌 대형 집단 공연 형식으로 장장 4시간 동안 매일 올렸는데, 영국 언론들의 반응으로 미루어 영국 공연예술계를 말하자면 발칵 뒤집어 놓았지 싶다. 가디언은 이 공연을 두고 ‘황홀과 비탄(悲嘆)의 오싹한 충돌’이라 표현하였다.

기사 링크
https://www.theguardian.com/stage/2025/oct/15/marina-abramovic-balkan-erotic-epic-review-aviva-studios-manchester

공연이 진행된 곳은 런던이 아니라 영국 중부의 산업도시 맨체스터의 아비바스튜디오. 재래 산업이 퇴조하고 산업 구조 조정에 따라 폐기된 철도 화물 창고 부지에 지어져 2023년에 개관한 복합 문화공간. 2000명 수용(스탠딩 기준)의 홀, 5000명 수용의 웨어하우스를 갖추었고, 각각의 내부는 자유자재의 공간 배열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웨어하우스는 높이가 21미터로 장대한 느낌을 준다. 대형 콘서트, 공연, 컨벤션이 가능해서 인근의 맨체스터주에 소재한 맨유(맨체스터유나이티드) 다음으로 가히 맨체스터시의 랜드마크가 될 것 같다. 에든버러페스티벌에서도 그러하겠지만, 영국 지역 문화의 저력이 감지된다. 〈발칸 서사〉는 10월에 11일간 스튜디오의 웨어하우스에서 올려졌다.

아비바스튜디오 링크
https://factoryinternational.org/aviva-studios/



Aviva Studios ⓒFactory International



여러 매체는 〈발칸 서사〉의 전개를 이렇게 묘사한다. 70명이 출연하여 모두 13개의 마당판을 펼쳐낸다. 공연장 입구에 설치된 거대한 스크린에는 검은 옷차림으로 장례식에서 슬픔을 과하게 표냄으로써 금전을 받는 여자 문상객들이 가슴을 리드미컬하게 치는 모습이 가득하다. 스크린을 지나면 이차대전 시에 나치 저항군을 지휘했고 1980년 서거할 때까지 장기간 공산주의 유고슬라비아를 통치했던 대통령 요시프 티토의 장례식이 진행된다. 그 옆에서 시신들이 받침대 위에 세워지고, 전통 의상의 남녀들이 가슴 뭉클한 장례 춤을 춘다. 13개의 마당판은 순차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며 개별 마당판들이 함께 펼쳐진다. 관객은 공간을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관람하게 된다(다만, 모든 관객은 휴대폰을 입장 전에 맡겨야 했다).

그중 몇 마당판은 이런 내용이다. 여자들이 농작물을 보호하려고 두터운 치마를 걷어올려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서 다리를 활짝 벌리고 천지를 향해 음부를 드러내고서는 신들을 겁주어 비를 멈추도록 안간힘을 쓴다. 그들 뒤로는 5.5미터 높이 거대한 남근들이 어렴풋이 숲을 이루고, 벌거벗은 남성들이 땅을 쿵쾅거려서 고대의 다산의식을 떠올리도록 한다. 무대 중앙의 높은 단 위에서, 한 무리의 남녀들이 어느 세르비아 공동체의 검은 혼례 의식을 거행하는데, 죽은 총각이 살아있는 처녀와 상징적으로 치르는 결혼 의식이다. 발칸반도 풍의 찻집 카파나의 옥상에서 사람들이 팔짱을 끼고 전통 콜로춤을 춘다. 광활한 묘지에서는 맹세한 처녀들이 죽은 연인들·해골들의 난장판 무덤 잔치 옆에서 칼춤을 진행한다. 〈발칸 서사〉는 장례식, 검은 결혼식, 다산의식 등 발칸반도의 전래 민속과 제의(祭儀)들을 뼈대로 한다. 여기에 춤, 노래, 성가, 쓰러지는 몸, 무거운 발걸음, 신음소리, 울음, 비명 등이 섞이고, 거창한 가운을 입은 가수 한 사람이 4시간 동안 비통한 노래를 계속 부른다. 혹자는 라이브 음악, 춤, 드라마, 영상, 애니메이션으로 소환된 이 발칸의 제의에서 살아있는 세상을 본 느낌이라 하였다. 이 공연을 연극, 뮤지컬, 미술 전시, 그 어느 한쪽으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고 가디언은 이 공연을 춤 섹션에 배열하고 비평을 게재하였다.



Balkan Erotic Epic ⓒEuronews



〈발칸 서사〉는 원래 12분짜리 퍼포먼스에서 발단, 20년 동안 4시간 분량 공연으로 발전하였다. 4시간 공연은 유고 대통령 티토의 장례식에서 추모하는 애가로 시작한다. 티토는 공산 유고의 초대 대통령으로서 1980년까지 무려 27년간 통치하면서도 소련 위성국이길 피하면서 냉전시대에 합리적인 정치와 외교를 해서 그가 죽은 지 40년이 넘은 지금도 국민들의 추앙을 받는 듯하다. 이번 무대 장면이 티토의 장례식에서 출발하는 것은 이 공연이 아브라모비치의 개인 및 구 유고 국민들의 현대 서사와 직결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발칸 서사〉에는 벗은 맨몸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발칸반도만큼이나 에로틱한 것에도 방점을 찍은 공연이라 한다. 비록 냉전시대 다른 공산 국가들보다는 형편이 나았을지라도 유고 공산주의 치하를 겪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에로티시즘은 개인적 쾌락에 관한 것이지만, 권위주의 체제의 최대의 적인 신체적 자율성도 포함한다”는 자각도 있었고, 아브라모비치는 이를 작업에 반영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아브라모비치는 자신의 지론을 이렇게 소개한다. “종교가 육체에 죄책감을 안겨주든 않든, 성적 에너지와 생식 에너지는 영성을 거스르는 힘이 아니다. 이것은 우리가 몸 안에 가진 유일한 에너지이다. 이 에너지는 폭력과 공격으로 변할 수 있고, 부드러움과 사랑으로 변할 수도 있다. 이 점이 이번 공연에서 탐색된다. 이 공연은 성과 생식기가 공동체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말하며, 이 작품은 우리 시대에 치유의 손길을 내밀 것이다." 다른 매체는 또 〈발칸 서사〉에서 에로티시즘은 개인적 성취보다는 원초적이며 집단적인 순수한 생명력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브라모비치의 작업은 에로틱을 억압한 권위주의 시대에 맞설 뿐 아니라 오늘 자본주의 세상이 에로틱한 것을 취급하는 방식도 거부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따라서 몸을 상업적인 섹슈얼리티 공연 및 소셜 미디어 검열 모두에서 해방시키는 데서 〈발칸 서사〉의 의의는 뚜렷하다.

발칸반도의 문화적 전통과 에로티시즘이 결합되는 〈발칸 서사〉에 가디언은 섹스만큼 죽음도 많고, 황홀경과 슬픔, 리드미컬한 구호가 뒤섞였다고 한다. 혹자는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의 감정이 상기되고 가상의 하늘에서 출연자들에게 물이 쏟아지는 광경이 치유의 느낌을 준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유고공화국 해체기에 일어난 보스니아 내전으로만 도드라지는 발칸반도를 아브라모비치는 영성의 차원에서 그 반도의 심층 의식을 그려내었다. 이와 함께 아브라모비치는 자신이 성장기에 공산 유고에서 절실히 느낀 억압과 금기를 구체적으로 삽입하였고, 이 공연을 ‘내 마음, 내 내장’을 표현한 것이라 하였다. 즉, 신체, 대지, 우주를 성스럽게 연결하는 아브라모비치의 작업은 자기 개인사와 발칸반도 집단의 역사, 신화 그리고 정체성을 복구해서 재발명하고 마침내 비틀어놓는 선으로 나아갔다. 가디언은 춤과 노래, 그리고 다산의식부터 결혼 준비까지 인체를 놀랍도록 활용해서 다채롭게 구성해낸 공연이라 하였다. “이 정도 규모로 작업하는 예술가를 보는 것은 희소하고도 짜릿한 경험이다. 〈발칸 서사〉는 관객들이 눈을 뗄 수 없도록 하는 예측불가능성을 품고 있었고, 이런 예측불가능성은 그 장시간의 관람을 가치 있게 만든다.” 이번이 세계 초연이고 내년부터 국제 투어를 진행한다고 한다.


진화하는 배리어프리 기법

시각장애인을 위해 이어폰과 글래스를 이용한 배리어프리 프로그램이 보급되는 추세에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시각장애인과 일반인 모두를 위해 배리어프리 이벤트를 개발하는 소식에 언뜻 고개를 갸우뚱할지 모르겠다. 모든 관객을 위한 해설 이벤트를 영국 로열발레단이 개발하여 11월에 선보인다는 뉴스를 가디언이 보도하였다. 모두를 위한 세계적 수준의 발레와 오페라를 만든다는 로열오페라하우스의 지향에 따라 시각장애인 예술가, 안무가, 작곡가가 협업으로 공연과 해설 이벤트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기사 링크
https://www.theguardian.com/stage/2025/oct/16/a-collaboration-of-the-senses-royal-ballet-teams-up-with-blind-artist-for-new-show

가디언은 이 이벤트가 공연을 단순히 해설해서 중계하는 차원이 아니라고 보도한다. 기사 내용을 종합해보면, 시각장애인이 특정 공연 제작에 동참하여 그 사람의 감각과 입장에서 감지하는 점들을 공연에 반영하고 이를 다시 언어화하는 과정으로 이벤트가 추진된다. 일반 시각인이 놓치는 점을 시각장애인이 작품에 반영하도록 함으로써 시각장애가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대안적 지각 방식을 작품에 구현하는 이벤트이다. 이런 구상은 일반인이라 하더라도 공연을 온전하게 관람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일반인의 지각과 감각이 일정 습관으로 굳어지거나 왜곡돼 있다는 점을 문제시하는 인식에 근거를 둔다. 이 프로그램 개발을 주도하는 시각장애인 예술가는 몰입형 묘사 오디오(IDA: immersive descriptive audio)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IDA는 가상현실, 360도 전방위 비디오, 3차원 입체 음향, 1인칭 시점의 해설 등을 종합하여 현재 영화, 텔레비전, 박물관에서 접근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이벤트는 배리어프리를 겨냥하는 공연을 시각장애인과 함께 만들어서 IDA 프로그램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지금 로열발레단은 시각장애인이 일반 발레무용수와 함께 듀엣을 만들면서 시각장애인의 체험과 느낌을 소통하여 듀엣에 반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몸 움직임 및 환경과 맺는 관계에서 시각장애인은 일반인들이 갖지 못하는 역동적 관계가 있고 그들이 몸으로 느끼는 것, 근육의 느낌, 호흡, 생각 면에서 경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작업이다. IDA만으로도 일반인들은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는 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로열발레단은 시각장애인의 경험을 공연에 반영하여 IDA와 결합하면 일반인이 춤을 지각하는 방식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하는 것은 예술이 행하는 역할 가운데서도 중요하다. 시각장애인과 협업하여 개발하는 공연이 감각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 춤 접근성을 높일지 주목된다. 로열발레단은 이 공연이 11월 12일 세계 초연된다고 밝혔다.


청소년 춤 교육을 흔들 대혁신

발레에서 왕자 역을 맡으려면 신장은 몇 cm 이상이어야 할까? 아마도 165cm 미만이면 불가능하다는 게 발레계의 정설인 듯하다. 하지만 이 정설이 흔들리고 있다. 10월에 가디언은 100년 역사의 로열발레학교에서 최근 불고 있는 변화를 보도하였다. 이 변화는 지난해에 학교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이아인 맥케이가 주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가장 파격적인 변화는 로열발레학교 입학 연령을 이전의 11살로부터 13살(9학년)로 상향 조정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두고 가디언은 로열발레학교 역사상 최대의 변화라 평가하며 주목하였다.

기사 링크
https://www.theguardian.com/stage/2025/oct/14/royal-ballet-school-old-rules-next-generation-dancer-future

2년 전 로열발레학교는 천 명이 넘는 지원자 중 40명을 선발했고, 90%는 장학금 지원을 받는다. 조건이 우월한 로열발레학교에 입학하려면 지원자들은 지독하게 엄격하고 까다로우며 경쟁이 치열한 과정을 겪어야 한다. 입학 연령 상향 조치는 그런 진로의 압박감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학교 예술감독은 “학교 훈련은 매우 힘들다. 그런데 학생들의 정신 건강이 최우선이다. 입학 연령을 상향시켜 더 좋은 아티스트들을 양성할 것이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이 같은 결정이 구체적 데이터 분석과 스포츠과학 분야의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분석가들이 무용수들의 성장 과정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고, 번아웃, 부상, 그리고 11살에 집을 떠나 기숙학교에 진학하는 것의 결과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재학생들 가운데 3분의 2만이 코벤트 가든에 있는 16~19세 대상 고등학교에 진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에는 매년 평가를 실시하여 발전이 충분치 않거나 발레 적합하지 않은 신체로 성장한 학생은 제외되었고 10학년에 진학하려면 다시 오디션을 보아야 했다. 이 모든 규정도 이제 폐지되었다.”

학교 예술감독은 학생들이 학교 규정이라는 제도로 인해 겪을 정체성 상실을 매우 우려한다. “10살 때 발레 무용수가 될 거라고 들었는데, 14살이 되어서는 발레 무용수가 못 된다고 하는 결정이 해당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어떻게 하면 그런 부조리를 완화할 수 있을까? 나이가 들수록 사춘기 신체는 이미 성장하고 발육할 것이지만 학교가 학생을 선발할 때 누가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13살짜리 입학생을 받아도 아이들은 변하고 성장할 것이다.” 조기교육의 부작용뿐 아니라 신체조건에 관한 통념 역시 학교의 새 예술감독에 의해 타파될 전망이다. 165cm 기준과 관련하여 그는 이렇게 밝힌다. “이제 클래식 발레에서 탁월함은 신체 외모 관련 구시대적 고정관념을 쫓지 않는다. 예술성, 힘, 음악성, 그리고 프로 경력에 필요한 상당한 기술적, 신체적 요구를 충족하는 능력이 탁월함을 좌우한다. 오늘날 발레에서 신체의 다양성을 논하려면 외모가 아니라 그러한 조건들을 충족시키고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우리 학교는 탁월함, 기술, 그리고 예술성을 추구한다.”

로열발레학교의 최근 조치는 한국의 발레계와 춤계 교육에서도 인식해봄 직한 변화가 아닐까 한다. 교육은 오늘을 고수하기보다 더 나은 내일을 창조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참고로, 20세기 발레에서 한 획을 긋고 엄청난 영감을 준 바슬라프 니진스키는 키가 163cm였다.

김채현

춤인문학습원장.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명예교수. <춤웹진> 편집장. 철학과 미학을 전공했고 춤·예술 분야 비평 수백 편과 저서 『춤과 삶의 문화』 『춤, 새로 말한다 새로 만든다』 『뿌리깊은 나무 샘이깊은 물』(1)을 비롯 다수의 논문, 공저, 『춤』 등의 역서 20여권을 발간했다. <국립무용단 60년사>(2022년 간행, 국립무용단)의 편집장으로서 편집을 총괄 진행하고 필진으로 참여하였다. 지난 30년간 한국의 예술춤과 국내외 축제 현장을 작가주의 시각으로 직접 촬영한 비디오 기록물 수천 편을 소장하고 있으며 한국저작권위원회, 국립극장 자료관, 국립도서관 등에 영상 복제본, 팸플릿 등 일부 자료를 기증한 바 있다.​​​​​​​​​​​​​​​​​​​​​​​​​​​​

2025. 11.
사진제공_NYCB, Marinsky, Factory International, Euronews *춤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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