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예술 전문지의 안정
2011년 4월, LIG보험의 쾌척에 힘입어 춤웹진은 HTML 시스템의 홈페이지 체제로 재단장 출범하였다. 그달 춤웹진에 리뷰가 4편 게재되고, 그다음 두 달에는 각 4편이 게재되었다. 9월, 10월에는 리뷰가 없다가 11월에 7편이 게재되고, 그 다음해 2월에도 리뷰가 없다가 3월 4편, 4월 1편이 게재되었다. 이 동안에 여러 기사들이 인터뷰, 시론, 학술연구, 춤계소식, 해외동향에 계속 게재되고 심층기획 기사도 더러 게재되었다.
왜 여기서 유독 춤웹진의 리뷰의 게재 편수를 거론하고 있는 걸까? 예술 전문지인 데에다 한국춤비평가협회의 기관지이므로 춤웹진에서는 응당 리뷰(비평문)가 아주 주요한 뼈대, 그 중에서도 척추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런 기본 원칙에 비추어, 그 1년 남짓 기간 리뷰의 게재 편수를 보니 다소 들쭉날쭉한 감이 든다. 혹시 리뷰할 만한 공연이 드물어서였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성급히 단언할 일은 아니로되 당시 춤계 전반의 동향에 비춰 리뷰의 게재가 아무래도 안정적이지 않았다는 것은 누가 봐도 직감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무렵 춤웹진은 잡지로서 구색을 갖추어 나가면서 리뷰의 기고를 내부 회원들을 향해 수시로 환기하는 방식을 병행하였다.
최근 춤웹진의 경우 2026년 10월호와 9월호에 리뷰가 각 4편, 8월호 2편, 7월호 4편이 게재되었다. 리뷰를 기준으로 하면 대개 매달 4편 정도의 리뷰가 춤웹진의 안정적 발간을 위한 평균선이라는 잠정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2010년 창간 이래 2026년 10월까지 꼬박 200개월 동안 춤웹진에 리뷰가 약 760편 게재되었다. 이를 산술적으로 나누면 월평균 3.8편이 게재되었음을 의미하는데, 그러한 기준이 사실과 얼추 부합한다는 것이 재확인된다.
리뷰 맥락에서 예술 비평의 역할을 잠시 생각해본다. 예술 현장은 요컨대 예술 행위와 예술 비평, 2개의 축으로 세워진다. 예술 행위 – 작품이 없으면 비평도 없을 것이고 비평이 없으면 부득불 연구가 비평을 겸할 수는 있다. 그러나 비평이 없는 상태에서의 작품 연구란 아무래도 등대 없는 연구이기 십상이고, 더욱이 비평을 도외시한 연구는 우물가에 가서 숭늉을 찾는 격이 된다. 물론 연구를 뒷받침하는 비평은 양질이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비유컨대 예술 행위 – 예술품이 예술의 영혼이라면 예술 비평은 예술의 눈에 해당한다. 그런 만큼 비평은 스스로의 무게와 고유성을 갖는 예민한 작업이다. 그러므로 비평은 무시로 즉석에서 의뢰되기가 쉽지 않은 속성이 있고, 비단 춤웹진뿐만 아니라 어느 예술 장르, 어느 예술 매체에서든 매달매달 비평 확보는 유동적일 가능성이 짙다.
편집장 12년의 경험을 상기하자면, 예술 전문지에서 편집장의 최우선적인 과제는 양질의 리뷰를 확보하는 일이었다. 더욱이 협회 단위의 기관지를 겸하는 예술 전문지가 리뷰를 협회 외부인에 의뢰하는 것은 언제나 신중을 요하는 일이었다. 재차 언급하는 말이지만 리뷰가 기관지 춤웹진의 척추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매달 월간지가 월초에 발간되는 즉시 곧 해야 할 일은 리뷰의 확보였다. 편집위원 제도, 내부 회원 관심 환기 등의 장치가 있으나 그것으로 리뷰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에는 한계도 없지 않았다. 리뷰의 안정적 확보, 이를 위해 실질적으로 생산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하늘 아래 신뢰 받는 예술 전문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편집장 12년 동안 나를 맴돈 난제였다.
자립 · 성과
그런데 2011년 4월 이후 몇 해 LIG보험이 매년 후원한 터에 순항하던 중에 춤웹진은 돌연 암초를 만나게 된다. 2015년 6월, LIG보험(원래 LG그룹에서 출발하였음)이 KB금융그룹의 계열사로서 KB손해보험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나는 2013년 11월 그만두어 그 당시에는 춤웹진 편집장이 아니었다. 아무튼 이 무렵을 전후해서 LIG보험의 후원은 끊겼고, 춤웹진은 말 그대로 자립을 도모해야 하는 단계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점에서도 후임 편집장의 노고는 상당하였을 것이다.
LIG보험의 후원은 춤웹진이 체제 개편을 통해 형식을 갖춘 언론 매체로 가는 계기를 열어주었고, 몇 해에 걸친 후원은 춤웹진의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다. 그 후원이 생각보다 빨리 끊기자 자립은 발등의 불이 되었고 춤웹진이 언론 매체로서 견지해야 할 당연한 명제가 되었다. 자립의 길에 나선 춤웹진이 체질을 강화하고 체력을 키운 것을 뒷받침하는 두어 가지 사실을 소개하자면, 먼저 2019년에 춤웹진 홈페이지의 대대적인 개편 작업을 진행한 것은 자립이 웬만큼 이루어졌음을 나타낸다. 그리고 춤웹진의 모든 기고 원고에 대해 결코 넉넉하진 않아도 고료가 지급되는 것이 춤웹진의 준칙인데, 이 준칙의 물꼬를 튼 계기는 LIG의 후원이었고, 그 후원이 사라진 이후에도 지금까지 고수된 준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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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호 춤웹진 메인 게이트 페이지, 바둑판 배열의 정연한 편집이 2019년 이래 7년 동안 지속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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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호, 춤웹진 개편 후의 첫 뉴스레터 |
춤웹진은 창간 이후 200개월 동안 메뉴 별로 리뷰 760편, 춤현장 360편, 기획특집 326편, 시평 220편, 프롬어브로드 215편, 인터뷰 200편, 에세이, 90편, 학술 84편, 메모리 80편 등의 기사를 게재하였다. 이와 함께 춤웹진은 2011년 4월부터 춤캘린더를 다달이 빠짐없이 게재하였다. 이것이 춤웹진이 200개월 동안 쌓은 ‘계량적’(計量的) 실적이다. 동시에 내용 면에서 그 기사들은 실질적으로 춤계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였는가. 이에 대해 춤비평가협회 내부의 주관적 언사는 자제해야 할 일이고, 제3의 객관적 시각을 경청하고 궁극에는 현장 독자들의 판단에 맡겨야 할 부분이다.
언제든 중시되어야 할 제3자의 객관적 판단을 구하기가 현재로선 다소 막연한 편이다. 그럼에도, 마침 AI시대가 열리는 시점에서 편의상 AI를 통해 참조점 정도는 구할 수 있을 듯하다. 여러 AI들에게 춤웹진의 몇몇 측면에 대해 정리된 의견을 청하였다. 그러자 AI들은 춤웹진이 한국 춤현장에 기여한 바에 대해 수긍이 가는 답들을 제시하였다.
답들의 세부 내용은, 종이 잡지의 한계를 벗어나서 비평의 시차를 극복하였다는 점, 한국 춤계에서 대규모의 공공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였다는 점, 한국춤비평가협회가 비평윤리강령을 제정하고(2019년) 춤웹진을 통해 협회 안팎으로 상시 공유한 점, 한국 춤계에서 정책 및 현장 이슈에 대해서도 비평적 목소리를 내고 춤비평가상과 연계해서 작품성 중심의 가치 평가 기준을 세웠다는 점, 해외 소식을 시의성 있게 전달하여 글로벌 저널리즘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 등이다. 내 기억으로는, 춤비평가협회가 이렇게 정리된 형태로 소개한 바 없는데도 AI가 내놓은 답을 보려니 AI 시대를 실감하는 이상으로 AI들이 나날이 춤웹진의 충실한 관찰자이기를 기대하게 된다.
위에 인용된 AI의 그러한 정성적(定性的) 판단을 뒷받침하는 관련 자료로서 다음의 사실이 참작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즉, 내가 2026년 2월 춤웹진 편집장을 그만두기 얼마 전인 2025년 하반기 몇 달간 춤웹진의 매월 방문자 수는 7만~8만명 선에 육박하였다. 또한 이 기록은 앞서의 계량적 실적도 어느 정도 뒷받침할 것으로 본다. 이 방문자 수 기록은 춤웹진 관리자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수치이다. 2019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 관리자 홈페이지를 나는 춤웹진 편집장으로서 상시적으로 확인하며 그 추세를 관측했었다. 그런 입장에서 말하건대, 관리자 홈페이지에서 원천적으로 기계적 오류가 없는 한 2025년 하반기 이후 지난 1년 동안의 그 수치 역시 신뢰할 만한 수치로 보인다. 아무튼 이는 2025년 연초에 비해서도 상당히 빠른 성장치였고 2025년 하반기 이후 1년 동안 춤웹진이 그 기조를 유지해 왔으므로 2026년에도 이런 성장세가 지속되었을 것이다.
춤캘린더라는 것
다소 의아할 이 방문자 수치와 연관해서 다음의 예를 주목해봄 직하다. 2026년 10월호 춤캘린더에는 90건, 9월호에는 94건의 춤공연 행사 일정이 실렸고 각 행사는 세부 인터넷 페이지들로 링크된다. 하나의 지면에 그만한 건수의 행사를 담는 춤캘린더는 춤공연 소식 정보의 집약처라 할 만하다. 덧붙여, 대한민국 전역의 고급 춤공연의 연중 건수와 춤웹진 게재 건수를 서로 비교해 보면 춤캘린더가 공연 정보 알리미로서 수행하는 순(順)기능이 짐작되리라 본다.
춤캘린더 페이지는 춤웹진의 다른 기사 다른 페이지들과 마찬가지로 데스크탑에서는 마우스로, 스마트폰에서는 손가락이나 펜으로 아래위로 슥슥 쉽사리 편하게 이동할 수 있고 클릭도 간편하다. 이런 편의성과 함께 그 페이지에 담긴 공연 행사의 건수를 다시 고려해보면, 춤웹진 자체의 방문자 접속을 유도하고 그만한 접속 기록을 쌓는 데 있어 춤캘린더의 역할은 상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춤계 현장과 함께 호흡하는 춤웹진이 되려면 우선 비평의 대상이 되는 공연에 대해 독자들이 그 소식을 쉽게 확인하고 관람할 마음을 갖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라 생각된다. 이것이 춤캘린더를 개설한 근본 동기이다. 국내의 전문지들에서도 당월의 주요 춤공연·행사 일정을 정리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다. 그리고 KOPIS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서도 일부 춤공연의 일정을 티케팅 정보 차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외 춤 잡지들도 그러한 서비스를 더러 제공한다. 예로서, 런던에서 발간되는 인터넷 잡지 Dance Europe의 경우 거기에 게재된 공연 일정은 9~11월의 18건이다. 이 잡지는 격월간으로 발간된다. 게재된 것은 암스테르담에서 시작하여 바르샤바에 이르기까지 유럽 전역의 춤공연 일정들이다. 그리고 1927년 창간되어 이제는 Dance Media에 인수되어서 경영 주체가 완전히 달라진 Dance Magzine, 그 인터넷 사이트에서 10월달 미국 내 공연 일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댄스매거진의 과거 명성을 아는 사람들에게 이는 뜻밖의 일이 아닐까 싶다. 이에 비해 2006년에 창간된 인터넷 잡지 Dance Informa에서는 매달 20~40건의 미국 내 춤공연 일정을 링크할 수 있다. 끝으로, 미국에서 발간되되 미국, 캐나다, 호주, 일부 유럽을 리뷰 영역으로 커버하는 인터넷 유가(有價) 춤 전문지 Fjord Review(추정 유료 독자 10만명) 또한 풍부한 리뷰를 담는 반면 소소한 프리뷰 외에 춤캘린더에 해당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https://danceeurope.net/whats-on/
https://dancemediacalendar.com/
https://www.danceinforma.us/dance-events
https://fjordreview.com/blogs/all/tagged/p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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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_On, Dance Europe, 2026.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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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eMagazine Calendar, Dancemedia, 2026.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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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einforma.us, dance-events, 2026. 10. 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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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fjordreview.com, 2026. 10. |
춤웹진 춤캘린더의 경우 게재된 춤공연 일정이 수량 면에서 전세계 여느 매체들보다 우월한 편이다. 춤웹진 춤캘린더는, 앞서 언급한 대로, 2011년 4월 HTML 시스템의 홈페이지 체제를 시작할 때부터 구축되었고 지금까지 단 한 달도 빠짐없이 지속되고 있다. 다만 초기의 춤캘린더는 공연 일정을 두 가지 방식으로 편집 게재하였다. 첫 번째 방식은 매달 날짜마다 각 공연 행사의 일시, 장소, 홈페이지, 내용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정리한 것이고, 두 번째는 행사 이름만 해당 날짜에 명기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가 2014년 4월, HTML 홈페이지 체제를 시작한 3년째인 그달부터 날짜마다 모든 해당 공연의 제목, 날짜, 공연장만 명기하고 링크하는 식으로 게재 방식을 바꾸었고 지금까지 유지되는 편집 방식이다. 공연 정보들이 인터넷으로 더 많이 유통되는 시대 흐름을 기다리려다 보니 이렇게 간명한 표기로 정착되는 데 몇 해가 소요되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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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호 춤웹진 캘린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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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호 춤웹진 캘린더 |
급기야 춤웹진은 2018년부터 춤캘린더 전담자를 두고 지금까지 그 고정 급여를 지급해왔다. 춤웹진이 이렇게 춤캘린더에 힘을 기울인 동기는 앞서 언급되었다. 최근 3년간 매년 한국에서 열리는 춤공연의 횟수는 2500건 정도, 공연 건수는 1300건으로 추산된다. 지금 춤웹진 춤캘린더에서 정보로 공유되는 공연 횟수가 월 90~100건 정도라면 국내 공연의 절반 가까이가 춤웹진 춤캘린더에 소개되는 편으로 봐도 무방하겠다. 춤계에서 중시할 공연을 비롯해 웬만한 춤공연은 춤캘린더에 소개되는 셈이다.
인터넷으로 파악할 수 있는 춤공연 정보는 가급적 춤캘린더로 수렴하려는 것이 춤웹진의 기본 방침이다. 또한 설령 인터넷으로 파악되진 않아도 특정 공연의 웹전단이 춤웹진에 제공되면 춤캘린더에 계속 게재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춤웹진은 21세기 형태의 춤계 사랑방, 플랫폼, 춤계 현장 바로 곁의 매체가 아닌가 한다. 이로 인해 춤웹진에 춤공연 광고 의뢰가 줄었을 가능성마저 상상된다. 공공 매체로서 독자를 위한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우선이고, 내부 살림은 무엇보다 춤웹진의 내실을 다지는 경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춤웹진 르-네상스: 과제
앞서 말했듯, 춤웹진이 한국 춤현장에 기여한 바에 대한 외부 현장에서의 객관적 평가를 찾기 힘들다. 그런 사정에서 춤웹진의 방문자 접속 수치는 일종의 평가 데이터로 잠정적으로나마 수용될 만하다. 그래서 강조하자면 접속 수치를 객관적 평가의 절대 기준으로 삼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 흔히 보듯 조회수에 연연하는 맹목적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잡지의 요체는 각 기사의 품질, 그리고 그것을 차려내는 테이블일 것이다.
춤웹진에서 리뷰, 좌담, 시평과 춤캘린더는 성격상 동떨어진 게 아니고 그 사이의 거리는 멀지 않다. 그러므로 춤캘린더는 공연 정보를 그저 나열해두는 페이지가 아니라 그 이상이다. 그 둘레를 춤현장, 기획특집, 인터뷰, 프롬어브로드, 메모리, 에세이, 문화흐름 등의 메뉴들이 에워싸고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리뷰 또는 춤캘린더를 빼놓는다면 우선 허한 느낌부터 들기 마련이다. 리뷰로부터 춤캘린더까지 촘촘한 메뉴들은 명실상부한 공공 매체를 구축하는 재료들이다. 또한 춤웹진은 디지털의 이점을 살려 비평의 시차(時差)를 건너뛰고 한국춤비평가협회의 춤비평가상, 춤논저상, 춤비평가신인상, 춤 정책적 제언 등을 위한 자체 지면으로서 독자적인 판단으로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하여 발간의 독립성 및 기고자의 자율성을 기본으로 삼아 춤비평의 기틀을 다져온 것으로 생각된다.
춤웹진에서 매달 띄우는 뉴스레터 한 귀퉁이의 “건강한 춤문화, 튼튼한 정론(正論)”이 뜻하는 바는 간명하다. 간명한 반면에 실행하기에는 녹록치 않을 것이다. 생각에 따라서는 어떤 다짐을 유도할지 모를 예측불허의 구절이기도 하다. 춤웹진은 한국춤비평가협회 회원들이 독자들과 함께 힘모아 만든다. 한국춤비평가협회의 기관지이자 홈페이지로서 그 정론은 어떠해야 하며 그것이 지향하는 춤문화의 건강함이란 무엇일까?
2026년 11월 춤웹진은 그 201번째 달에도 207호가 발간될 것이고... 춤이 행해지는 한 춤웹진도 이어질 것이다. 이참에 응당 생각해 봐야 할 일로서, 춤웹진 앞에 가로놓인 과제들은 적지 않다. 그것은 춤웹진이 독자적인 매체를 자력으로 견지하는 당위성을 전제로 기사의 내실을 다지는 데서 더 나아가 엄청난 변화의 물결을 품어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거두절미하고 단적으로 말해, 우리 모두의 오늘을 규정하는 디지털과 AI는 춤웹진이 창간되던 그때와는 차원이 아주 다른 발상과 접근을, 심지어는 혁신을 요망하는 중이다.
먼저 춤웹진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종이 형태를 넘어선 것만은 확실하다. 반면에, 종이 형태를 넘어선 그것에 머무는 것이 디지털로 포장된 아날로그에 머무는 것과 과연 다른 것인지 물어져야 한다. 디지털로 포장된 아날로그는 일종의 착시물로서 잘 보이지 않는 함정일지도 모른다. 인터넷의 배를 탔다고 하여 곧장 디지털을 선용한다는 투로 단정해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특히 춤웹진 창간 당시에는 실제로 예상하지도 못했던 AI라는 압도적 존재는 문명과 사회 도처에서 무수한 경로를 열어젖히고 있다. 그 초점을 춤웹진에다 맞춰보면 지금 즉시라도 AI와 손잡고 해볼 만한 일들이 여기저기서 떠오른다. 예컨대, 춤웹진 게재 정보들을 자동으로 수집 정리 편집하는 작업, 기사의 생성형 번역을 통해 춤웹진을 글로벌화함과 동시에 KDance를 범세계적 공론장에 업로드하는 작업, 비평과 기사를 멀티미디어로 가공 생산하는 작업, 춤웹진 기사를 입체적으로 검색 제공하는 작업, 영상 클립을 삽입하는 작업... 시간이 흐를수록 그 목록은 우상향으로 불어나 심지어는 폭주할지도 모르며, 이런 흐름들은 분명 기사의 내용에 대해서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아무튼 디지털과 AI가 합세해서 가하는 압력이 어디 춤웹진만의 현상일까마는 디지털 시대 적자생존의 원리를 피할 도리는 없어 보인다. 춤웹진을 향해 재탄생(르-네상스)에 버금가는 변화가 도도한 압력처럼 밀려드는 현실이다.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가능성은 더 커지고 도파민을 자극할 일도 잦지 않을까. 물론 그에 수반되어야 할 것도 만만치 않을 터이다. 재탄생인가 퇴락인가, 지난 200개월의 춤웹진을 지켜본 나의 소회(所懷)는 단적으로 춤웹진이 창간 당시에는 상상치도 못했던 큰 분기점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김채현
춤인문학습원장.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명예교수. <춤웹진> 전 편집장. 철학과 미학을 전공했고 춤·예술 분야 비평 수백 편과 저서 『춤과 삶의 문화』 『춤, 새로 말한다 새로 만든다』 『뿌리깊은 나무 샘이깊은 물』(1)을 비롯 다수의 논문, 공저, 『춤』 등의 역서 20여권을 발간했다. <국립무용단 60년사>(2022년 간행, 국립무용단)의 편집장으로서 편집을 총괄 진행하고 필진으로 참여하였다. 지난 30년간 한국의 예술춤과 국내외 축제 현장을 작가주의 시각으로 직접 촬영한 비디오 기록물 수천 편을 소장하고 있으며 한국저작권위원회, 국립극장 자료관, 국립도서관 등에 영상 복제본, 팸플릿 등 일부 자료를 기증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