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온갖 부정적인 것들이 난무하는 혼탁한 세상에서 명상과 예술을 일상과 연계시키려는 화두는 그 자체가 정화를 지향하는 것입니다”. 춤비평가 이순열(한국춤비평가협회 공동대표)은 사단법인 덕원의 숲이 창립 22주년을 맞으면서 개최한 조남순상 시상식 및 포럼에서 이 기관의 연구 활동과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해 큰 기대를 표명했다.
무용가 이윤자 교수(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무용학과)가 그녀의 어머니 이름을 딴 상을 제정, 첫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과 함께 공연과 워크숍, 포럼 등으로 구성된 국제 행사를 부산에서 개최했다.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부산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등에서 개최된 국제행사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이윤자 교수가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사단법인 蓮亭CHM-덕원의 숲이 주최했으며, 덕원의 숲 연구원이 주관했다. 이윤자 교수는 30여년 동안 춤과 선사상을 연계한 춤․ 화두 학술연구 활동을 펼쳐왔으며, 이를 토대로 듬.점.쉼 명상수행법을 만들고, 춤․화두 禪․舞를 보급시키는 활동을 국내외에서 펼쳐오고 있다.
덕원(㥁園)은 이윤자 교수의 아호이며, IFLS(International Federation for Life and Seon禪)는 덕원의 숲에 소속된 연구원으로 이윤자 교수의 이론을 연구· 실행하는 기구로 매년 10개의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사)蓮亭CHM-덕원의 숲 22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국제행사의 시작은 11월 14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 “국제 禪 아티스트 초대전- 생명과 禪” 이었다. 이병원 교수(미국 하와이 마노아대학)의 축하 메시지로 시작된 이날 공연은 중국 곤무의 창시자인 마지아친(MajiaQin) 교수의 <꽃의 꿈>, 프랑스 현대무용가 얀 로허르(Yann Lheureux)의 <본능>, 한국 이윤자 교수의 <생명-숲의 환타지아> 순으로 초청 공연이 이어졌으며, 덕원의 숲의 활동을 담은 영상 상영과 함께 주수광발레단의 축하공연 <숲>으로 막을 내렸다.
둘째날인 11월 15일에는 부산 그랜드 호텔에서 "中安조남순상 초대전-아름다운 삶 Life and Seon禪"이 열렸다. 중안(中安)은 이윤자 교수의 어머니인 조남순 여사의 아호이다. 모두 3부로 나누어 치러진 이날 첫 행사는 中安 조남순상 시상식으로 최상윤 (사)한국예총부산광역시연합회장과 이병원 하와이대학교 교수가 수상했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상금 1천만원이 전해졌다.
최상윤 수상자는 “처음 수상자 선정을 통보받았을 때 극구 사양했다. 이 단체가 추구하는 禪과 舞의 세계가 본인이 추구했던 문학과는 무관해 보여 적격자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덕원의 숲이 예술 문화 과학과의 융합과 소통을 통해 지구촌의 숲을 지향하고자 하는 다원 예술 단체임을 역설해 두려운 마음으로 수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병원 수상자는 “이번 수상은 저 개인에게는 무한한 영광이지만 앞으로의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게 된다. 앞으로도 평생을 몸담아 온 민족음악학의 연구에 더욱 정진해 수상에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2부는 4개국의 아티스트와 학자가 참여한 담론으로 이어졌다. 이만형 교수(덕원의 숲 연구원 국제학술위원회 위원장)의 <춤 화두, 禪 舞의 세계>, 이병원 교수의 “자연의 소리, 예술의 소리, 선의 소리”, 마지아친 교수(증국 남경대학교)의 곤무의 세계“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으며, 3부 순서에는 中安조남순상 제정위원회가 수여하는 덕원의숲 IFLS(International Federation for Life and Seon禪) 우수 작품 논문상과 (수상자: 김성미- 덕원의 숲 연구원 전임연구원, 김지은 -경성대학교 공예디자인과 교수), 덕원의 숲 우수실천 수행상, 우수장학조교상에 대한 시상식이 이어졌다. 이들에게는 中安조남순상 제정위원회에서 연구비와 장학금을 지급한다.
11월 16일에는 3개국에서 초청된 아티스트들을 중심으로 Life and Seon을 주제로 한 세미나와 워크숍이 부산대학교 무용과 연습실을 중심으로 열렸다. 무용전공생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은 한국의 듬.점.쉼 명상수행의 원리를 이용한 춤의 응용동작, 중국의 곤무에서 나타나는 남녀의 춤 동작, 프랑스 안무가에 의한 즉흥 등을 내용으로 펼쳐졌다.
인터뷰: 덕원의 숲 설립자 이윤자 이사장
- 전국을 통 털어 무용과 관련된, 특히 이론을 연구하는 전문 법인은 손꼽을 정도이다. 3일 동안 치러지는 국제행사 치고는 프로그램의 다양상이 특히 눈에 띈다. 그동안 단일프로그램으로 행하던 것을 올해 국제적인 규모로 확대한 배경은 무엇인가?
“4개국에서 초청된 아티스트와 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년 넘게 연구한 한국의 명상과 선(禪) 그리고 춤을 한 몸처럼 엮고 서로 스며들게 하기 위한, 종합적인 체계로 가꾸기 위한 연구와 공연을 지속해왔다. 덕원의 숲 22주년을 맞아 이를 좀 더 구체적인 형태로 세상에 내놓고 국내외로 확산하기 위한 첫 삽을 뜬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다.”
- “춤 화두 선무의 세계”를 펼치는 과정에서 “듬 점 쉼 명상 수행법”이란 것도 만들어진 것으로 알도 있다. 그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 이같은 작업을 해 왔는가?
“1989년에 선의 세계를 지향하는 춤과 학문적인 상호관계 연구를 위한 단체로 <연정춤모임>을 발족했고, 2000년에 이를 <연정CHM> 춤 화두 만남 조직으로 확대했다. 2009년에 춤 화두 만남 20주년을 기념해 선과 화두춤 과학 문화 예술의 만남 그리고 융합과 소통을 위해 지구촌의 숲을 지향한다는 뜻에서 <사단법인 蓮亭CHM-덕원의 숲>을 설립했다. 지난 30여 동안 연구해 온 춤․화두 선․무의 세계에 대한 사상, 예술철학에 대한 원리, 방법론을 통해 춤(생명, Life), 점(․), 삶의 정체성 확인, 화두(깨달음의 세계, Seon禪)로 총체적 결실을 낸 것이다.”
- 연구 성과 등은 어떤 형태로 기록하고 전파했는가?
“춤 화두 禪․舞의 세계에 대한 저서로 『한국인의 삶과 미의식』,『이윤자 춤․화두-춤과 論』,『덕원의 숲』, 덕원의 숲 22주년 기념연구지인 『덕원의 숲 연구지』등이 있으며 학술논문으로는「춤·화두, 禪舞의 세계」「듬·점·쉼 명상 수행법」「춤·화두, Life and Seon禪의 창조」「蓮亭 춤·화두의 세계」「한국춤의 존재와 철학」등 여러 편을 발표했다.”
덕원의 숲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으며, 산하에 어떤 기구들이 있는가?
“지금까지 300여 회에 걸쳐 춤․화두 禪․舞의 세계에 대한 학술발표 및 퍼포먼스를 시행했다. 올해는 덕원의 숲 22주년 기념 해 덕원의 숲 연구원 IFLS 주최· 주관/연구발표를 포함해 일 년 동안 모두 11개의 프로그램을 기획, 시행해 오고 있다. 이번 국제 행사에는 이중 3개의 프로그램이 들어가 있다. 또한 내가 직접 강의를 맡고 있는 부산대학교 학부교양강좌로 개설한 “춤과 명상” ‘춤 참선법“ 강좌는 현대의 대학생들에게 정신건강에 매우 유익한 인기 강좌이다. 덕원의 숲 연구원과 2009년에 결성한 중안 장학회가 중심 기구이다.”
- 어머니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을 만들어 원로 예술가와 학자, 그리고 젊은 연구진들에게 주는 상을 제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은 다른 예술 장르에 비해 수상 제도가 적은 무용계로서는 신선하고 또한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초대 수상자는 어떤 기준에 의해 선정했는가?
“중안조남순상은 올해가 첫 시상이기 때문에 초대수상자로 인류지향적으로 Life and Seon을 실천수행하는 국내외 원로학자 및 예술문화에 큰 기여를 한 원로들로 선정, 차세대에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 또한 장학후원을 활성화하여 후진양성에 전념을 하고자 하는 의미를 두었으며 세대를 넘어 신진 예술가와 중견 예술가, 원로 예술가의 맥을 잇는 교량역할을 하도록 해 궁극적으로는 지구촌의 ‘숲’을 지향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