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겸 단장 김종덕)은 11월 6~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2025 안무가 프로젝트’를 공연한다. ‘2025 안무가 프로젝트’는 전통 공연예술 분야 창작자·예술가를 육성하는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 사업의 일환으로 2025년 2월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3명의 안무가의 작품을 트리플빌로 무대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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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연 〈너머〉 |
안무가 정소연은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존을 화두로 한 〈너머〉를 선보인다. 첨단기술로 인해 빠르게 변화하는 삶의 방식을 역설적으로 LED 영상이나 별도의 기술 효과가 배제된 아날로그적인 무대로 AI와 인간의 관계를 표현한다. 음악은 박천지와 강은영이 음악감독과 작곡으로 참여했다. 도살풀이·푸너리 등 전통 장단 위에 브라스 밴드의 재즈 리듬, EDM 등을 교차시켜 이질적이면서도 낯선 순간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작품은 ‘고립–연결–창발’ 총 3장의 여정으로 구성돼 기술의 시대를 통과하는 인간이 끝까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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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옷〉 |
안무가 이지현은 ‘옷’이라는 글자의 형태가 ‘사람’의 신체와 닮았다는 발상에 착안하여, 사회적 틀 속 ‘입혀진 자아’를 주제로 한 작품 〈옷〉을 선보인다. 옷은 외부의 시선과 역할, 옷걸이는 그것을 지탱하는 사회적 기준이라는 상징을 반영해 무대를 꾸민다. 사물을 움직임의 언어로 변모시키는데 탁월한 이지현은 이번 작품에서도 과감한 오브제 사용과 리듬감 있는 장면 전환을 통해 재치 있고 감각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음악은 작곡가 서희숙이 맡아 전자음악과 한국음악을 교차시켜 작품의 상징적 이미지를 더욱 입체적으로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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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윤 〈죽 페스〉 |
안무가 박수윤은 〈죽 페스〉(‘죽음 페스티벌’의 준말)를 선보인다. ‘죽음은 끝일까 혹은 시작일까’라는 역설적 질문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안무가는 죽음을 ‘슬픔’이나 ‘사라짐’이 아닌 ‘삶의 완성’으로 바라보고, 장례를 축제로 전환한다. 여덟 명의 무용수는 죽음을 통과하는 각자의 몸짓을 선보인다. 거울을 활용해 관객이 자신을 마주하게 하는 장면 연출은 개인의 이야기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삶과 이별의 축제로 확장한다. 휘파람·종소리·숨소리 등 가공되지 않은 사운드로 죽음의 단면을 표현하고, 라이브 밴드의 음악은 장면마다 입체적인 정서를 부여한다. 작품은 궁극적으로 삶의 끝에서 어떤 춤으로 작별할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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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2025 안무가 프로젝트’
2025년 11월 6일(목)~11월 9일(일) 목·금 오후 7시 30분, 토·일 3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예술감독 겸 단장 김종덕
안무 소연·이지현·박수윤
작곡·음악감독 박천지·강은영·서희숙·이영주
무대디자인 조일경
의상디자인 배경술·CHUDA 이현정
조명디자인 원재성
분장디자인 박효정
음향디자인 신동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