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자각’을 잃지 않은 자의 유쾌한 원시성

이지현_춤비평가

2018. 11.

피리 부는 사나이를 넋 놓고 뒤쫓는 아이들 무리를 “자각을 잃은 집단 행위”라고 본다. 피리는 하나의 신호가 되고, 그 신호는 무의식을 건드려 피리 소리를 뒤쫓게 만든다. 〈시그널〉 (정성태 안무, 2018. 10. 13-14. 서울무용센터 곳곳)은 익히 알고 있는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의 이야기를 ‘신호’로 해석한다. 그러나 이...

스스로 고립되어 아름다워진 ‘섬’

권옥희_춤비평가

2018. 11.

극장 공간을 벗어난, 여러 다양한 형식의 춤들이 등장하고 있다. 진영아(Random Art Project 작은방, 대표)의 〈섬〉(해운대백사장,10월20일~21일). 춤을 돋보이게 하는 조명도, 매끈한 무대바닥도, 막도 없는 그 빈자리에 모래밭에 놓인 스피커와 바다에 떠 있는 낡은 바지선 상판 바닥만 있을 뿐. 더할 수 없이 개방적인 환경의...

대지 품에 안긴 무위의 세계

김채현_춤비평가

2018. 10.

무위자연(無爲自然), 오늘에 이르러 이 말을 주변에서 접할 경우는 퍽 드물다. 무위자연이 삶의 태도로 존중받는 세상이라면 굳이 무위자연 운운할 일이 있겠는가. 오히려 무위자연의 태도를 등한시하는 작금의 세태에서 무위자연 같은 경구(警句)는 빠르게 잊혀간다. 춤 세계에서뿐 아니라 오늘의 현실에서 한 없이 밀려나는 무위자연을 국수호는...

춤의 깊이를 만들고 증명한 부산의 젊은 춤

권옥희_춤비평가

2018. 10.

현대무용단 ‘자유’의 춤언어는 잔잔하고 나직하다. 간혹 강렬한 선동으로 시대의 고통을 무대에 옮겨놓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영합이나 타협도 없이, 그래야겠다는 생각도 없이 이 시대의 삶과 고통을 춤의 언어로 옮긴다는 것. 이들의 춤을 보는 이유다.  ‘자유’의 정기공연(9월 13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무대. 깊숙하게 똬리를 ...

줄탁동기의 가능성을 묻다

김채현_춤비평가

2018. 09.

국내 공공무용단마다 내세울 자체 레퍼토리가 얼마나 될지 자문하자면 답은 시원치 않다. 이런 배경에서 더욱 공공무용단에서 ‘창작력 증진’은 초미의 과제로 떠오른다. 일부 공공무용단에서 수행하는 자체 프로그램은 이런 맥락에서 적극 수행될 필요가 있다. 국립무용단의 ‘넥스트 스텝’, 부산시립무용단의 ‘안무가 양성 프로젝트’, 국립현대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