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자연과 더불어 정화로 향하다

김채현_춤비평가

2021. 3.

한창호의 근작 〈웜바디〉(Warm Body)는 2018년부터 그가 지속해온 일련의 작업을 다시 다듬어낸 것으로서, 이번 무대는 움직임과 천지자연을 염두에 두고 일종의 원형을 스케치해가면서 전체적으로는 정화(淨化)를 경유하는 어떤 정서와 소통하였다(서강대 메리홀, 1월 29일).  지난 20년간 그는 김은정(지금은 도유라는 이름으로...

강한 현실감각 표출한 동문 무용단

김채현_춤비평가

2021. 3.

툇마루무용단이 ‘맥’(脈)을 제목으로 최근 정기공연을 가졌다. 툇마루무용단이 동문 무용단으로 출발한 때가 1980년대 후반이니 이제 그 역사도 한 세대를 헤아린다. 같은 대학 출신 무용인들의 집단으로서 동문 무용단들이 우리 춤계에서 비단 툇마루무용단뿐 아니라 80년대와 90년대에 행한 역할이 실로 막중했다는 사실에 대해 더 이상의 설명이 ...

불안하세요? 어느 처방전

김채현_춤비평가

2021. 2.

불안으로 불안하다면 〈평안하게 하라〉를 보라. 2020 창작산실의 일환으로 올려진 〈평안하게 하라〉는 최진한(댄스프로젝트 탄 탄타 단)이 처방한 불안 진단서이다(12월 11~13일, 대학로 예술극장).  자기 홀로 펼쳐내는 모노 댄스 드라마에 치중해온 최진한이 드물게 여러 춤꾼들을 기용한 작품으로 〈평안하게 하라〉를 내놓았다...

연줄 절대주의에 맞선 항변

김채현_춤비평가

2021. 2.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어서 혼자서는 생존할 수 없다. 탄생에서부터 인간은 온갖 관계를 맺는다. 학연·지연·혈연은 생존 과정에서 형성될 수밖에 없겠으나, 그것들은 자연스러운 인연(因緣)의 선을 넘어 우리 사회에서 오용되기 일쑤여서 오랜 세월 비판받아왔다. 적폐 청산을 갈구하는 이 시대 정신에 오히려 역행하여 그 악용의 정도는 갈수록 심해지는 ...

재공연 통해 완성도 배가, 적절한 프레임과 탄탄한 춤

장광열_춤비평가

2021. 2.

남녀의 사랑이야기는 안무가들에게도 흥미로운 소재이다. 중세 유럽의 전설로 전해져 오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사랑 이야기는 서사시로, 소설로, 영화로 만들어졌고, 바그너의 오페라로도 제작되어 공연 마니아들에게도 이미 친숙하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비극적 사랑을 소재로 한 발레가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평자가 연상한 작품 규모는 장편 전막발레 아니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