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춤의 존재체험

권옥희_춤비평가

2021. 12.

자연에 춤을 풀어놓는 것이 진영아(Random art project 작은방) 춤의 존재방식이라 이미 말한 바 있다. ‘섬’처럼 떠 있는 ‘삶’의 내면을 그린 바지선에서의 작업 〈섬〉(2018)을 시작으로, 이듬해 ‘집’을 모티브로 개인의 어두운 기억들을 해변 모래사장에 춤으로 아름답게 옮겨놓은 작품 〈In cogn...

춤극 〈날개, 학〉의 작품의도를 추적하는 창작적 추체험(追體驗)

채희완_춤비평가

2021. 11.

예술작품의 감상과 향수를 규정하는 말로 근현대에 와서는 대략 세 가지 언표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감상이란 작가의 의도와 형상과정을 추적하여 창작체험을 뒤쫓아 추체험하는 것, 둘째는 작품이 던져주는 메시지와 이미지를 감상자가 자기화하여 이를 소재와 주제로 삼아 새로운 자기작품을 재창조하는 것, 세 번째는 예술가와 작품이 던져주는 것을 수동적으로 또는...

배척받은 사람들을 위한 리얼한 작업

김채현_춤비평가

2021. 11.

금배섭의 〈오(5)〉는 그가 이전에 발표했었던 다섯 편의 독무작을 모듬으로 재구성한 공연 행사 이름이다(10월 8, 10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오〉를 구성한 다섯 편(괄호 속 발표연도)은 〈미친놈 널뛰기〉(2014), 〈섬〉(2017), 〈니가 사람이냐?〉(2017), 〈포옹〉(2018), 〈?...

불모의 춤현실에서 춤 끌어올리기

권옥희_춤비평가

2021. 11.

춤으로 현실을 본다. 이 말은 현실이 지니고 있는 춤적 힘을 발견한다는 말과 다른 말이 아니다. 용기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해와 감수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춤(판)만 얘기해보자. 춤 작가는 유혹과 두려움, 기회주의와 비겁함과의 치열한 싸움을 기록하는 기록자인지도. 하여 깨어있는 정신으로 정확하게 보고, 말하고 정직하게 춤을 춰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

컨템퍼러리 발레의 장밋빛 미래, 주재만의 예술적 감성과 스케일

김혜라_춤비평가

2021. 11.

한국 창작발레를 보며 머리가 아닌 몸의 감각이 열리는 정서적 경험을 한 경우는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프리드만 포겔의 오네긴과 알리샤 아마트리안의 티티아나의 엇갈린 운명의 비극에서 연민의 눈물을 감출 수 없었고, 아서 피타가 영국로얄발레단에서 선보인 〈변신〉을 보며 소설보다 더 잔인한 고독과 소외, 자본주의의 근대사회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