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atsuhiro Nakatomi (요코하마댄스컬렉션 프로듀서)
네크워킹을 통한 안무가들의 해외진출에 보람느낀다
장광열_<춤웹진> 편집위원

매년 2월 일본의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Yokohama Dance Collection은 한국의 젊은 안무가들이 해외무대로 진출하는데 있어 가교 역할을 했다. 국제2인무페스티벌 세미나 참가차 한국을 방문한 프로듀서를 만나 내년에 출범 20주년을 맞는 Yokohama Dance Collection의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장광열 서울에서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어서 반갑다. Yokohama Dance Collection(이하 YDC)은 한국의 안무가와 한국의 춤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무용가들이 YDC에서의 입상을 통해 안무가로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해외에서 연수 기회를 제공받았으며, 이를 통해 주목받는 안무가로 성장하기도 했다. YDC는 언제 어떤 목적으로 시작되었나?
Katsuhiro Nakatomi 컨템포러리 댄스의 보급과 신인 안무가의 발굴 지원, 차세대 안무가 육성 지원, 댄스 분야의 네트워크 기능 강화를 목적으로, 늘 새로운 문화를 수용하여 발신하는 도시로서의 요코하마를 알리기 위해 1996년 바뇰레 국제안무콩쿨(현, 센-생드니 국제안무대회)의 일본 플랫폼으로 출발했다.

1996년에 태동되었으니 내년이면 20주년이 된다. 그동안 YDC는 젊은 안무가들의 경연무대로 그 방향 설정 등에서 탄력적인 운영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어떤 이유로 어떻게 YDC의 운영 방향을 설정했는지 궁금하다.
지난 20년 동안 YDC는 젊은 안무가의 등용문이자 일본 국내 유일의 경연 기능을 갖는 페스티벌로 확장되어 왔다. 2000년에 주일 프랑스대사관의 협력으로 '솔로 X 듀오 컴피티션'을 신설해 일본 플랫폼과 동시에 개최했고, 2005년에는 아시아의 안무가를 알리기 위한 댄스 마켓 구축을 위해 〈Yokohama Dance Collection R〉로, 2011년에는 과거 15회의 개최 경험을 토대로 참가 안무가들을 널리 소개하기 위해 〈Yokohama Dance Collection EX〉로 재출발했다.

그동안 YDC는 아시아 다른 나라의 무용가들에게 문호를 개방했고,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시행한 것 등은 국제적인 춤계의 흐름을 발빠르게 반영한 시도라고 생각된다. 2005년 이후 '컨템포러리 쇼케이스'도 실시하고 해외의 극장 및 페스티벌의 디렉터, 프로그래머 등을 초청해 네크워킹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아시아 안무가들을 널리 알리는데 기폭제 역할을 했다. 현재 행하고 있는 〈Yokohama Dance Collection EX〉가 중점을 두고 있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세계의 댄스 발전에 기여하고자 교류사업의 내실화, 안무가의 발굴과 진출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경연 부문은 둘로 나뉘어져 있다. '솔로 X 듀오 컴피티션+ 플러스'를 이어 받은 '컴피티션 I'과, 안무 경험이 없는 세대들에게 작품 창작의 기회를 제공하는 '컴피티션 II 신인안무가 부문' 이 그것이다. 컴피티션 프로그램은 일본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문호를 개방했다. 해외의 극장 및 페스티벌과의 네트워크 구축에도 주력, 매년 많은 해외 게스트가 방문하고 있다.

당신의 말대로 YDC는 일본은 물론이고 아시아 젊은 안무가들에게 창작작업과 함께 공연 기회를 제공, 이들이 만든 작품이 한국은 물론 해외에 유통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나의 경우 두 번에 걸쳐 직접 참관했고 그밖에 YDC 입상자들의 활동상황을 보면 YDC는 출범 때의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입상한 아티스트 중 국제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안무가들은 누가 있는가?
역대 수상자로 이토 김, 시라이 쓰요시, 구로다 이쿠요(BATIK), 이토 치에 (별난 버섯 무용단), 야마다 운, 이토 가오리, 야스모토 마사코, KENTARO 등 일본 국내에서도 예술 분야 뿐 아니라 교육‧복지‧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등, 현재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안무가 등을 다수 배출했다. 정영두 이선아 박넝쿨 등 한국 안무가들도 적지 않게 입상을 했다. 올해에는 특히 김보라 김보람 권령은 등 한국의 젊은 안무가들이 대거 수상자가 되었다.

 



그렇다. YDC에는 한국의 재능있는 안무가들이 꾸준히 참가했다. YDC는 한국의 안무가들에게 국제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하나의 발판을 제공해 주었다. 입상작들은 물론이고 비록 입상을 하지 못한 작품들 중에서도 적지 않은 작품들이 한국의 국내 무대에서 공연되어졌고, 참가 안무가들은 소규모 컨템포러리 댄스 작품을 중심으로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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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DC는 또 한국의 젊은 안무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서울댄스콜렉션(Seoul Dance Collection)을 태동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이 행사는 해외 심사위원들의 초청과 입상작들에 대한 사후 지원이 이루어지면서 한국에서는 해외무대 진출에 있어서 중요한 등용문이 되었다. YDC의 개최 장소인 레드 하우스 역시 이제는 무용의 명소가 된 것 같다. 언제부터 이곳에서 개최되었나?
개최 장소인 ‘요코하마 아카렌가 창고‘는 1911년 일본 정부의 보세 창고로 건설되어 당시 최신 설비를 갖춘 요코하마 항의 물류 거점으로 기능하며 도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1989년 화물의 컨테이너화 등으로 인해 화물량이 감소하자 보세창고의 역할을 마감하고 2002년 약 9년간의 보수 공사를 거쳐 ‘항구의 활력과 문화를 창조하는 공간’을 컨셉트로, 1호관은 공연장과 전시 공간을 갖춘 문화 시설로, 2호관은 레스토랑과 매장이 들어선 상업 시설로 재탄생, 현재 연간 600만 명이 찾는 관광지로 성장했다. 요코하마 랜드마크 홀에서 개최해왔던 YDC는 ‘오래된 장소에서 새로운 것을 찾는다’는 발상 하에 2003년부터 요코하마 아카렌가 창고 1호관에서 개최되고 있다.

 



운영을 위한 재원은 어떻게 확보하는가?

YDC는 공익재단법인 요코하마시와 프랑스대사관이 공동 주최를 하고 있다. 그리고 예술문화진흥기금이 후원을 한다. 자체 수입을 통해 60% 정도, 공공 지원금과 협찬금으로 40%를 충당한다. 자체 수입은 티켓 판매 외에 겨울에 창고 근처에 개장하는 스케이트장의 입장 수입을 운영재원으로 사용한다.

프로듀서로 〈Yokohama Dance Collection EX〉를 통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인적 네트워크, 극장과 페스티벌 간의 네트워크 확장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 마켓 기능 구축을 위해 국내외의 극장 및 페스티벌 디렉터를 다수 초청하고 있다. 경연 프로그램의 안무가가 각국의 페스티벌 등에 참가해 공연하도록 하는 기회를 확충시키기 위한 것이다. 국내외에서 작품을 공연하고 현지의 상황을 경험함으로써, 공연을 통한 경험치를 획득하는 것은 워크샵이나 일상의 창작활동 만으로는 안무가들이 얻기 힘든 것이다. 이러한 공연 기회, 활동 장소의 제공 등은 통상의 페스티벌 운영으로는 곤란하며, 네트워크 없이는 성사되기 어렵다.
초청 받은 안무가가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 출신’이면 페스티벌의 자체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고 추가적인 네트워크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11년 개편 이후에는 안무가와 무용가에게 공연 기회는 물론 레지던시를 제공하고 있다.

제휴나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해외의 단체나 페스티벌, 그리고 극장은 어디인가?
Guangdong Modern Dance Festival (China), T.H.E Contact Festival (Singapore), Esplanade (Singapore), WIFI Body Festival (The Philippines), International Contemporary Dance Festival MASDANZA (Spain), YoYo-Oulu Dance Festival (Finland), The Full Moon Dance Festival (Finland), Dance Info (Finland), Melkweg (The Netherland), internationale tanzmesse nrw (Germany) 등이다. 이밖에 이스라엘, 헝가리, 에스토니아, 루마니아, 프랑스의 페스티벌이 있다. 한국과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서울세계무용축제, 서울안무가페스티벌, 서울국제즉흥춤축제와 제휴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장광열 특히 스페인의 Masdanza와 프랑스 외무성과 연계해 프랑스의 국립안무센터에서 연수를 하도록 하는, 입상자들을 위한 사후 지원은 아시아 안무가들의 성장에도 큰 발판이 되고 있는 좋은 협력관계라고 생각한다. 세계 춤 시장에서 아시아 안무가들의 작업이 주목을 받고 있고, 타이완 일본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춤들이 해외무대에서 다양한 유형으로 소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20년이 되는 YDC 역시 새로운 변모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Yokohama Dance Collection이 지난 20년 동안 아시아의 춤 국제교류에 기여한 노력에 대해 감사드린다.

 

2014. 12.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