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y

L.A 레드켓 극장에서 〈자유부인〉 공연을 마치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합, 무용 기반으로 한 미디어 퍼포먼스
김효진_안무가

 <춤을 추며 산을 오르다> 에서 <자유부인> 으로

 미디어 퍼포먼스 <자유부인>(연출,안무 김효진)은 가정주부의 일탈에 대한 이야기이다. 같은 제목의 소설(1954년)이자 영화 <자유부인>(1957년 한형모 감독)이 당시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그린 가정주부의 일탈이라면, 본 작품은 오늘을 사는 가정주부가 일탈을 꿈꾸는 찰나를 60분으로 펼쳐 놓은 것이다.
 미디어 퍼포먼스 <자유부인>이 지금의 공연 구조를 갖추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분명 나의 맨 살을 드러내는 소박한 내 몸으로 시작하였으나 이 작품은 매 공연 마다 하나씩 옷을 덧입어가며 마침내 장신구로 맵시를 내는 자유부인으로 변신했다.
 이러한 과정이 진화인지 발전인지 순수로부터 후퇴인지 알 수 없으나, 작가로서 나는 내가 아닌 등장인물을 마주하게 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때문에 몸으로 표현이 묘사로, 다시 묘사를 위한 표현으로, 또 다시 소통을 위한 묘사로 종횡무진하며 무용 기반의 미디어 퍼포먼스 <자유부인>을 만들었다.

 



 그리고 <자유부인>은 ‘예술과 기술’을 주제로 한 2013년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EIF) 공식초청과 2014년 레드켓 인터내셔널 아티스트 프레젠테이스 공식초청을 통해 그 예술성을 확인하고, 컨템포러리 예술작품의 레퍼토리화 작업으로 새로운 구상을 하게 한다.
 거의 10년 전이다. 2005년 나는 몸의 기억1,2,3,4,5로 구성된 무릎 꿇고 앉는 자세, 서성이는 모습, 새처럼 나는 몸, 몰입을 위한 회전 등 움직임 중심으로 <춤을 추며 산을 오르다>(65분, 자유소극장, 솔로댄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국제 공연예술제 ‘W. 조우 그리고 반란’ 기획 프로그램 초청(2005년), 인천시립무용단 기획 초청(2006년) 등으로 재공연하였다.
 2007년 내가 참여하게 된 프로젝트에 이 작품을 중심으로 미디어 작업을 하게 되면서 <춤을 추며 산을 오르다>의 미디어 퍼포먼스 버전을 만들었다. 미디어 퍼포먼스 버전의 작업은 이후 2008년, 2009년 계속 업그레이드를 하며 매체 실험 작업과 새로운 예술형식의 가능성에 더 몰입하였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하는 미디어 인터페이스 연출, 인터렉티브 비디오와 사운드 적용, 그래픽과 실사 이미지 구현을 통한 멀티채널 운용, 그리고 미디어 인터페이스의 통합운영 등의 기술적인 노하우와 실험과 실습을 통한 아날로그와 디지털 작업의 조율 기술을 축적했다.

 



 2009년부터 몸의 기억-태평무, 몸의 기억-타향살이, 몸의 기억-자유부인 등으로 이미지 내러티브 구현의 폭을 넓히며 아카이브 풋티지와 영화 클립 등을 활용한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를 통합하는 연출에 집중했다.
 2012년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주최측으로부터 이 작품을 초청받은 후, 해외 진출을 위해 번역에서 의미를 많이 잃어버리는 초연 제목 <춤을 추며 산을 오르다>(Dancing Up the Mountain)를 <자유부인>(Madame Freedom)’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2013년 이후부터 공연된 이 작품은 단순한 제목 변경이 아닌 자유부인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게 되고 강렬한 캐릭터를 가진 자유부인이 비선형적인 구조로 된 본 작품을 이끌고 가게 되었다.
 움직임의 관점에서는 초연에서 작업한 일상적인 습관에서 포착한 동작을 확장시켜 문학적 상상을 할 수 있게 이끈 안무를 자유부인의 내면표현을 위한 몸 언어로, 또 자유부인의 스토리 전개를 위한 장면 묘사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작품에 스며들었고, 사용된 영화클립의 무대연출을 위해 사교춤도 함께 구성되어 자유부인의 춤이 이미지와 함께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안무로 확장하였다.

 



 이렇게 세월을 보낸 <자유부인>은 2013년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의 초청에 이어 2014년 레드켓 극장의 ‘인터내셔널 아티스트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에 공식 초청작으로 초대되어 지난 10월 2일에서 5일까지 4일 4회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돌아왔다.
 비교적 젊은 극장인 레드켓은 LA의 랜드마크로 세계적인 건축가인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안에 만들어진 컨템포러리 아트 전용 극장이며, 세계적인 현대 예술 흐름을 주도하는 극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레드켓 공연은 극장의 공식 초청 자체가 보증서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객석 매진은 물론 LA타임즈에 공연 소식, LA위클리에 꼭 보아야 할 5가지에 링크되어 실린 프리뷰, 예술 전문 월간지 아트 인 아메리카에 LA의 어젠다로 소개된 것만 보더라도 레드켓 극장의 위상을 알 수 있었다.
 공연은 성공적이었고 나는 많은 아티스트를 만났다. 그 즐거운 만남 속에서 <자유부인>의 다음 행보를 상상한다.






1. REDCAT


http://www.redcat.org/event/hyo-jin-kimhyung-su-kim-madame-freedom  




2. ART in AMERICA


http://www.artinamericamagazine.com/news-features/previews/the-agenda-this-week-in-los-angeles-4/  




3. LA weekly


http://www.laweekly.com/los-angeles/hyung-su-kim-and-hyo-jin-kim-madame-freedom/Event?oid=5094453




4. Examiner


http://www.examiner.com/article/five-uber-cool-things-to-do-october-2-5




5. 조선일보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6050144  




* Edinburgh 관련 및 기타

http://www.glasstire.com/socal/events/2014/09/26/hyo-jin-kim-and-hyung-su-kim-madame-freedom/  
http://woahis.us/tag/hyo-jin-kim/  
http://www.ladowntownnews.com/arts_and_entertainment/laughs-at-the-orpheum-dance-at-redcat-music-at-disney/article_93cb277e-45bb-11e4-b691-57d761f6f146.htm  
http://www.thetimes.co.uk/tto/arts/stage/edinburgh-festival/article3849051.ece  
http://www.heraldscotland.com/arts-ents/stage/madame-freedom-mary-brennans-review.1377175633  
http://www.theguardian.com/stage/2013/aug/17/this-weeks-dance-17-august  
http://www.thestage.co.uk/reviews/review.php/38855/edinburgh-international-festival-madame
http://tamusegueule.wordpress.com/2013/08/21/madame-freedom-prend-trop-de-libertes/  
http://www.heraldscotland.com/arts-ents/stage/madame-freedom-young-critics-reviews.1377175121  
http://londondance.com/articles/features/dance-in-edinburgh-festival-2013/  
http://geraint-lewis.photoshelter.com/gallery/MADAME-FREEDOM/G0000FcyZnw3McqA/C0000g.SyYDccfCY  

 

2014. 11.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