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16 Modafe 예술감독 김현남
감각을 일깨우는 춤의 콜라쥬 30개 단체 공연
장광열_<춤웹진> 편집위원

  


 



장광열
Modafe(Modern Dance Festival)가 벌써 35년째가 되었네요? 모다페의 예술감독은 사단법인 한국현대무용협회의 회장이 겸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는 어느 쪽에 중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편성했는지 궁금합니다.
김현남 2016년 모다페는 관객에게 예술적 감수성과 시야를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두고 프로그래밍을 했습니다. 국제현대무용제란 이름으로 1982년 처음 개최된 이래 모다페는 컨템포러리 댄스의 현주소를 꾸준히 제시해 왔습니다. 올해는 “감각을 일깨우는 춤의 콜라쥬”라는 주제로 5월 18일부터 29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및 소극장, 마로니에 야외무대에서 총 6개국 30개 예술단체가 공연을 하게 됩니다

축제 기간이 2주일 이내로 치러지는 것은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이나 운영의 효율성 면에서도 바람직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개막 공연으로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인 스코틀랜드 무용단의 작품이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또 서로 다른 두 명 안무가들의 작품이 올라간다는 점에서 더 관심을 모으는 것 같습니다. 어떤 작품이고 어떻게 선정하게 되었는지요?
개막공연으로 정한 스코틀랜드댄스씨어터의 〈Dreamers〉는 벨기에 출신의 신에 안무가 안톤 라키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지난 해 영국공연에서 “총천연색의 활력과 코믹한 에너지를 품고 있으며 뛰어난 퍼포먼스로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였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Process Day〉는 이스라엘의 샤론 에얄(Sharon Eyal)과 가이 베하르(Gai Behar)가 공동 창작한 작품으로 강렬한 테크노사운드가 내뿜는 원시적이고도 미래적인 비트에 맞춰 무용수들의 도발적이며 불타는 움직임이 압권입니다. ‘헤럴드’ 지에서 “눈부시고 완전히 빠져들어 당신의 상상이 꿈틀거릴 것”이라는 호평을 받은 작품인데, 외국 안무가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아 이들 작품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10여일 조금 넘게 적지 않은 작품이 공연되는데 예술감독이 추천하는 공연을 꼽아달라면 어떤 작품을 고르실지 궁금하네요.
개막작과 폐막작, 국내팀과 국제협업 등 모든 공연이 주목받아 마땅한 작품들입니다만, 특히 폐막작인 이스라엘의 〈OCD LOVE〉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작품 역시 안무가 샤론 에얄(Sharon Eyal)과 가이 베하르(Gai Behar)가 공동창작한 것으로, 닐 힐본(Neil Hilborn)의 시 ‘OCD’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입니다.

샤론 에얄은 2014년 모다페의 개막작 〈House〉를 통해 처음 한국에 소개되었었지요. 이번에 다시 부르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2014년에 이어 이번 모다페 2016 개·폐막작에 모두 초청하게 된 것은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 때문입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자국인 이스라엘은 물론 유럽에서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본능적이며 테크니컬한 움직임은 관객의 시선을 강탈하며 새로운 춤의 공간으로 인도한다"고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보람, 전흥렬, 김성용, 최진한 등 젊은 안무가들의 이름도 눈에 띄던데요. 국내 참가팀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선정했는지요?
국내 공연팀은 공모와 추천을 받아 심사위원회에서 비디오 심사를 통해 최종 선정하였습니다. 젊은 안무가들의 대표적인 작품과 새로운 신작 공연을 통해 모다페가 컨템포러리 댄스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파크 플레이스는 모다페의 젊은 무용가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이젠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뽑게 되는지요?
스파크 플레이스는 공모에 응모한 무용수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거쳐 선정하고 있습니다. 현대무용계를 이끌 신예 안무가들의 실험작은 꼭 챙겨볼 만합니다. 매년 신인 안무가를 발굴하며 현대무용의 내실있는 발전 토대를 마련해 온 프로그램이 바로 모다페 스파크플레이스입니다. 금년에는 2차 오디션을 통과한 9인의 젊은 안무가들이 뜨거운 경연을 펼칠 예정입니다.

모다페에 오는 외국 팀들이 거의 서울에서만 공연을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공연을 갖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 점에 대해서는 저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다만 모다페에 참가한 외국무용단의 지방공연이 가능하려면 다른 국제무용제나 행사에 참가할 수 있도록 공연시기가 연계되어야 합니다.

예산은 늘 부족할 텐데 모다페의 총 예산은 얼마이고 이중 국가 지원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재원 조성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요?
총예산 규모는 국가지원금과 해외 초청팀의 수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지난 몇 년 동안 평균예산은 5억~7억 정도를 집행하였습니다. 국가 지원 외 부족분은 기업의 후원과 협찬, 티켓 판매 등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현대무용협회 회장으로서 현재 한국의 무용계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무엇보다도 관객 확보가 가장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현대무용은 발레나 한국무용에 비해 출발이 늦은 분야인 관계로 일반관객의 호응과 제반 여건이 많이 열악합니다. 스타급 무용가와 신예 안무가의 발굴 육성을 통해 대중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국립단체로 현대무용단이 발족되어 활동하고 있는 만큼 현대무용을 하는 예술가로서 이에 대한 기대도 있을 텐데요.
타 국립무용단체와 달리, 국립현대무용단은 발족 시기가 많이 늦습니다. 이제 2대를 맞은 예술감독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공연의 기회가 많아져서 한국의 현대무용을 세계에 알릴 수 있어 매우 고무적입니다. 향후, 무용단원의 충원과 예산 확보 등과 같은 인적 물적 지원책이 절실합니다.

〈춤웹진〉 독자들을 위해 본인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저는 열 살 때 무용에 입문하여 양정수, 육완순 선생님께 무용을 사사했습니다. 현재 한국체육대학교 생활무용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1982년 제12회 동아콩쿠르에서 처음 생긴 현대무용 부문의 금상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컨템퍼러리무용단에서 활동하였습니다.

내년도 모다페의 예술감독은 누가 맡게 되나요?
6월 이후 선출되는 차기 회장이 내년도 모다페 예술감독을 맡게 됩니다.

올해로 세 번째 예술감독을 맡게 되었는데요. 올해를 포함해 지난 3년 동안 모다페와 관련해 가장 인상에 남는 기억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작년 모다페 때 폐막작을 보신 어떤 관객께서 너무 감동을 받으셨는지, 지금까지 본 공연 중에서 가장 좋았고 르네의 그림이 떠올랐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공연의 감동을 그림으로 떠올리신 감상평은 여느 평론가에 못지않았습니다. 이처럼 일반 관객들의 호응과 관심이 현대무용의 기반을 단단히 해 주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보람이 매우 컸습니다.

국내외 30개 단체들이 펼칠 공연에서 어떤 작품들이 깜짝 감흥을 전해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2016. 05.
*춤웹진